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12일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었지만 “상황이 어려워서 특별히 밝힌 만한 소회가 없다”고 말했다. 대신 “공무원연금개혁 때문에 모든 게 자꾸 교착상태에 빠지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공무원연금개혁안 처리 무산 이후 정면충돌한 여야 관계,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연계 처리 문제로 파열음이 났던 당청 관계, 대야 협상력 부재에 대한 당내 비판 등의 난제를 염두에 둔 표현으로 읽힌다.
유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지난 2월 원내대표 경선 당시 ‘당 중심 국정운영’을 주장하며 당의 변화와 혁신을 약속했던 내용을 먼저 언급하며 “열심히 했지만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여권이) 건강한 당정청 관계를 만들기 위해 진통을 겪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유 원내대표는 특히 지난 6일 본회의 때 공무원연금개혁안을 처리하지 못한 아쉬움을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개혁안을 통과시키는 게 길게 보면 박근혜 대통령한테도 좋은 것이고 나라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 확신했다”며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연계 때문에 제가 욕을 먹더라도 개혁안을 처리하는 것이 박근혜정부에 개혁의 성과를 남기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당내 일부 반발에 의해 (법 통과가) 이뤄지지 못한 게 지금도 아쉽다”며 “본회의 처리 불발로 다음 상황이 헝클어졌다”고 했다. 그는 “저에게 협상 재량권은 별로 없지만 여야간 협상으로 절충점을 찾고, 다른 생각을 가진 당내 의원들을 설득해 개혁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유 원내대표는 당청 갈등문제에 대해서도 “공무원연금개혁 고비만 넘으면 자연스럽게 회복할 거라 본다”고 말했다. 그는 “공무원연금개혁안 도출을 위한 여야 협상과정에서 당청 소통은 거의 실시간으로 100% 이뤄졌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통령에게 보고가 얼마나 잘됐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유 원내대표는 국회선진화법 개정에 대한 고민도 털어놨다. 그는 “다수결에 따라 안건을 처리하는 국회를 방해하는 법이라면 개정 필요성이 있다”며 “내년 총선 전 개정안을 통과시되 20대 국회 출발 때부터 적용하자고 제안한다면 명분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유승민 원내대표 취임 100일 복잡다단한 심경에 “밝힌만한 소회 없다”
입력 2015-05-12 2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