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 주식이 증시 랠리 과정에서 소외되면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가족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부자의 보유 주식 가치가 올 들어 수 조원씩 줄었다.
12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으로 1조원 이상의 상장주식 자산을 보유한 주식 부호는 모두 22명으로 집계됐다. 주식 부호 1위인 이건희 회장의 보유 주식 가치는 11조8821억원으로 연초(12조3507억원)에 비해 4686억원(3.8%) 줄었다. 주식 부호 3위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주식 가치는 연초 9조2762억원에서 7조8110억원으로 1조4652억원(15.8%) 줄었다. 주식 부호 공동 8위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의 주식 평가액도 연초보다 4971억원(18.1%)씩 줄어든 2조250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회장의 부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의 주식 가치는 65억원 증가했지만, 삼성가 5명의 주식 자산은 연초보다 2조9215억원 증발했다. 코스피가 1926.44에서 2097.38로 뛰어오르는 동안 제일모직, 삼성SDS 등 주요 계열사들이 1분기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보이며 주가가 약세를 보인 탓이다.
정몽구 회장 부자의 보유 주식 가치도 급감했다. 주식 부호 4위인 정몽구 회장의 주식 자산은 5조9405억원에서 5조3127억원으로 6278억원(10.6%) 줄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보유 주식 가치가 연초 4조1537억원에서 2조4159억원으로 1조7378억원(41.8%) 감소해 주식 부호 순위 7위로 밀렸다. 정 회장 부자의 보유 주식 평가액 감소는 현대차와 기아차 등 주요 계열사의 주가가 하락한데다 현대글로비스 주식 13.39%를 처분한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주식 부호 2위인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주식 평가액은 9조6730억원으로 연초(6조741억원)보다 3조5989억원(59.2%)이나 뛰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주식 평가액이 연초 2조8억원에서 2조7521억원으로 37.6% 늘어나며 정의선 부회장을 따돌리고 6위로 올라섰다. 또 중국 수혜주 중 하나인 오리온 주가의 상승으로 담철곤 오리온 회장과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의 보유 주식 가치는 각각 1조18억원과 1조1251억원으로 연초보다 30% 뛰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5위)과 최 회장의 동생 최기원 씨(16위)는 연초보다 보유 주식 자산이 5.4%씩 늘었고,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아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주식 자산도 올해 각각 1877억원(14.1%)과 950억원(8.3%) 증가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삼성 일가 주식 자산, 어닝쇼크 탓에 올 들어 2조9000억원 사라져
입력 2015-05-12 0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