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총선 기간 보수당 내부에서 노동당 편향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공영방송 BBC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캐머런 총리는 존 위팅데일 전 문화·미디어·체육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새 문화장관으로 지명했다.
위팅데일 장관은 BBC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해온 인물로, 그를 임명한 것은 BBC에 대해 전쟁을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위팅데일 장관이 내년 있을 BBC의 칙허장(royal charter) 심사 때 현재 1년에 145.50파운드(24만5000원)인 BBC 수신료를 인상할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위팅데일 장관은 지난해 10월 한 인터뷰에서 “BBC 수신료를 궁극적으로 폐지해 사람들에게 선택권을 줘야한다”며 “수신료는 사실 인두세보다도 나쁜 것이다. 인두세의 경우 저소득층에게는 상당분의 보조금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보수당은 또 지난 회기에서 무산된 수신료 미납자 처벌 금지 법안을 재추진할 가능성도 크다.
위팅데일 장관 임명에는 BBC가 ‘친노동당 성향’이라고 불만을 제기해온 보수당의 시각이 반영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수당 중진들은 BBC의 선거보도가 “용서할 수 없을 정도로 노동당 편향적”이라며 “BBC 보도에 매우 화가 났다”고 밝혀왔다.
한 보수당 중진은 “BBC가 이념에 지배된다는 사실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며 “특히 TV토론과 관련해 협상하는 방식은 끔찍했다. 선거 기간 노동당쪽으로 기울어진 듯한 보도들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BBC 대변인은 “새 내각과 함께 일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매우 강렬한 선거였고 어느 편에서든 보도에 예민해지는 것이 새로운 일은 아니지만 우리는 시청자와 청취자가 기대하는 대로 공정하고 심도있게 보도했다”고 말했다.
이종선 기자
총선 압승 캐머런 英 총리 공영방송 BBC와 일전불사?
입력 2015-05-12 09:44 수정 2015-05-12 16: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