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금 28㎏, 신발 750켤레, 인도 여성 전통의복인 사리 1만벌이 발견되는 등 부정축재 혐의로 ‘인도판 이멜다’로 불린 여배우 출신 인도 정치인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인도 카르나타카 주 고등법원은 11일(현지시간) 부패방지법 위반으로 1심에서 징역 4년형을 받은 자야람 자얄랄리타(67·여) 남부 타밀나두 주(州) 전 주총리에게 “유죄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자얄랄리타는 주 총리에 처음 취임한 1991년 3000만 루피(5억1300만원)였던 재산이 5년 만에 6억6500만 루피(113억6500만원)로 20배 이상 불어난 것이 드러나면서 1996년 기소됐다.
그가 취임 후 매달 1루피의 명목상 월급만 받겠다고 선언했는데, 불어난 재산의 출처가 소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찰이 그의 집에서 금 28㎏, 신발 750켤레, 인도 여성 전통의복인 사리 1만벌을 찾아내자, 일부는 그를 사치스러운 생활로 유명한 필리핀의 전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 부인 이멜다에 빗대어 ‘인도판 이멜다’로 부르기도 했다.
1961년 영화계에 데뷔, 150여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타밀나두주 최초로 치마를 입고 출연한 여배우로 기록된 자얄랄리타는 추종자들이 ‘암마'(엄마라는 뜻)라고 부를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렸다.
1980년대 정계에 입문해 1991년 이후 세 차례 타밀나두주 주 총리를 지낸 자얄랄리타는 기소된 지 18년이 지난 작년 9월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되면서 주 총리 자리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그는 이번 무죄판결로 다시 주 총리에 복귀할 것으로 점쳐진다.
그가 속한 전인도 안나드라비다 진보연맹(AIADMK)이 주 의회에서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당과 주 내에서 그의 영향력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이날 무죄 판결이 내려지자 타밀나두 주 주도 첸나이 곳곳에서는 자얄랄리타의 지지자들이 그의 애칭인 ‘암마'를 외치며 환호했다. 춤을 추고 폭죽을 터뜨리는 이도 많았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자얄랄리타는 “진실은 승리한다”며 “이번 사건은 정치적 반대파의 음모였을 뿐”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옷 1만벌 ‘인도판 이멜다’ 부정축재 혐의 무죄…“증거부족”
입력 2015-05-12 0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