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11일 '국민연금 관련 현안보고'에서는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 50% 인상 방안을 둘러싼 정부·여당과 야당의 기싸움이 팽팽하게 벌어졌다.
특히 소득대체율을 인상할 경우 1천702조원의 세금폭탄과 '두 배 보험료'가 현실이 되느냐를 두고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렸다.
기금고갈 시점으로 전제한 2060년 이후 보험료율을 '적립방식'에서 '부과방식'으로 바꾸는 것을 둘러싸고도 양측은 전혀 다른 견해를 내보였다.
문형표 장관을 비롯해 여당 의원들은 야당의 주장이 막대한 세금 폭탄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의견을 고수했다.
새누리당 김명연 의원은 청와대가 최근 "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할 경우 세금폭탄이 1천702조원"이라고 한 것도 언급하며 "국민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보다 중요한 것이 어딨는가"라고 말했다.
문 장관 역시 "청와대가 복지부와 상의한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객관적인 사실에 의존한 설명"이라고 거들었다.
그러나 야당에서는 국민을 오도하는 '공포마케팅'이라고 맞섰다.
새정치연합 양승조 의원은 "지금의 소득대체율을 유지하려 해도, (정부 구상대로) 2천100년까지 기금을 보유하려면 1천361조원이 더 들어간다"며 "왜 이런 부분은 얘기하지 않고 소득대체율을 올렸을 때의 얘기만 하느냐"고 지적했다.
남인순 의원은 "보험료율을 조정할 수도 있고, 연금재정 운용 방식도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이처럼 변수가 많은데) 2060년에 연금이 고갈된다고 말하는 나라가 어디있느냐"고 질타했다.
김성주 의원도 "정부는 기금 고갈론에 근거해 이런 얘기를 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어떤 노력을 하지 않겠다는 것인가. 정부 정책으로 피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공무원연금개혁 실무기구 전 공동위원장으로 야당 지명위원인 김연명 중앙대 교수는 보도자료에서 "소득대체율 인상시 들어가는 연금비용을 세금으로 부담한다는 황당한 전제로 추산한 것"이라며 "투자수익금을 무시한 가정"이라고 비판했다.
해당 발표를 청와대가 내놨다는 점에서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이 '지침'을 내린 것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안철수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이 아닌 평론가처럼 강건너 불구경으로 일관하면서, 지침까지 얘기해 공론화를 막고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며 "평론만 할 게 아니라 책임있는 자세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 장관은 청와대의 '세금폭탄론'을 야당이 '공포마케팅'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 "복지부에게 '공포마케팅'을 한다고 (비판)하더니, (오히려 야당이) '은폐마케팅'을 한다"고 맞받았다.
문 장관은 "야당의 주장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면서 "국민이 쉽게 소득대체율을 올릴 것으로 오해를 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은폐마케팅 대 공포마케팅”…문형표, 세금폭탄론 사수
입력 2015-05-12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