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특급호텔들 비즈니스 호텔 진출 붐

입력 2015-05-11 17:48

내수부진, 엔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토종 특급 호텔들이 앞다퉈 비즈니스 호텔에 진출하고 있다.

이달 초 신세계조선호텔과 신라호텔은 서울 강북 지역에 나란히 비즈니스 호텔을 오픈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지난 1일 첫 번째 비즈니스 호텔인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이하 포포인츠) 서울 남산’을 서울역 맞은편에 위치한 트윈시티타워에 문을 열었다. 같은 날 신라호텔도 신라스테이 서대문점을 오픈했다. 비즈니스호텔은 부대시설과 서비스를 최소화하는 대신 숙박료가 특급호텔의 절반 수준이다.

호텔신라는 2013년 신라스테이 동탄(경기도 화성시)을 시작으로 역삼(서울시 강남구 언주로), 제주 등 4곳에 비즈니스 호텔을 개장했다. 2016년까지 6곳을 추가 오픈할 예정이다.

롯데호텔은 2009년 ‘롯데시티호텔 마포’를 연 이후 3개의 비즈니스 호텔을 추가로 개관했다. 올해도 3개의 비즈니스 호텔 오픈이 예정돼 있다. 2013년에는 러시아에 진출해 ‘롯데시티호텔타슈켄트팰리스’를 오픈하기도 했다.

임피리얼팰리스호텔은 처음부터 해외로 눈을 돌렸다. 2008년 일본 후쿠오카에 ‘IP 시티호텔 후쿠오카’로 비즈니스 호텔을 시작했다. 2016년 ‘IP 시티호텔 오사카’를 오픈할 예정이다.

특1급 호텔 위주였던 업계의 흐름을 바꾸며 국내에 비즈니스 호텔 시대를 연 것은 앰배서더 호텔이다. 2003년 ‘이비스 앰배서더 강남’을 오픈한 앰배서더 호텔은 서울과 부산 등지에 8개의 비즈니스 호텔을 갖고 있다. 2017년까지 3개의 비즈니스 호텔을 더 오픈할 계획이다.

특급호텔들이 이처럼 비즈니스 호텔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중저가 숙박시설에 대한 수요 증가와 높은 수익성 때문이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11일 “한국을 찾는 비즈니스 여행객이나 관광객이 늘어나 중저가 호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데 비해 제대로 된 비즈니스호텔은 많지 않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밝혔다.

최고급 서비스를 지향하는 특급호텔은 인건비와 식재료비 등 고정 비용이 많이 들지만 서비스와 단위면적을 최소화한 비즈니스 호텔은 유지비용이 적게 들어 수익성이 높은 편이다.

경기침체와 엔화 가치 하락으로 특급호텔을 선호했던 일본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고전하기 시작한 특급호텔들이 중저가 호텔을 찾는 유커(중국 관광객)들을 겨냥해 비즈니스 호텔 사업에 뛰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포포인츠 이변천 총지배인은 “앞으로 비즈니스 호텔도 공급과잉으로 치열한 경쟁을 겪을 것”이라면서 결국 타깃에 맞는 입지 선점과 서비스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