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어스 챔피언십]‘거품’ 날린 리키 파울러… 과대평가 논란 지우고 우승샷

입력 2015-05-11 16:16

리키 파울러(27·미국)는 과대평가된 골퍼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다. 톡톡 튀는 패션만큼 우승을 한 횟수가 적다는 이유에서다. 파울러는 오렌지색 셔츠와 바지를 즐겨 입어 필드에서 크게 눈에 띈다. 항상 자신의 머리보다 큰 창이 납작한 골프 모자를 즐겨 쓴다. 그런데 2010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입문한 이후 우승은 2012년 웰스파고 챔피언십이 유일했다.

동료들조차 뒤에서 수군거렸다. 미국 골프전문매체 골프닷컴이 PGA 투어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익명의 설문조사에서 ‘투어에서 가장 과대평가 된 선수’로 그가 꼽혔다. 파울러는 응답자의 24%로부터 ‘거품’이라는 평을 들며 이언 폴터(39·잉글랜드)와 함께 공동 1위에 올랐다.

하지만 파울러는 11일(한국시간) 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이런 질시에서 벗어났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26·북아일랜드)는 물론 조던 스피스(20·미국), 타이거 우즈(40·미국) 등 당대 내로라하는 골퍼들을 제치고 보란 듯이 제5의 메이저 대회를 거머쥐었다.

사실 파울러는 과대평가된 선수가 아니다. 이번 우승은 그의 PGA 통산 두 번째이지만 PGA 신인상에 오르는 등 두각을 나타내며 현재 세계랭킹 12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US오픈과 브리티시오픈에서는 공동 2위를 차지했고, PGA 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에 올랐다. 마스터스는 공동 5위에 올랐다. 올해도 마스터스에서도 12위를 차지했다. 이쯤 되면 PGA 톱 랭커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지만 튀는 패션으로 오히려 이미지에 손해를 봤다. 파울러는 “4개 메이저 대회에서 5위 안에 들었는데 충분하지 않은가보다”며 서운한 속내를 드러낸 뒤 “이번 우승은 꽤 큰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과대평가’에 표를 던진 동료들에게 일침을 놓았다. 이어 “이번 주는 행복했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한 주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2011년 한국오픈에 출전해 매킬로이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