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에게 젊은 아빠 되고 싶다면, DHT를 잡으세요

입력 2015-05-12 08:47

천안에 사는 직장인 김범근(34)씨는 어린이날을 맞아 딸과 나들이를 다녀온 뒤 걱정이 하나 생겼다. 아이를 빨리 낳은 덕에 ‘젊은 아빠’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막상 나들이를 나온 다른 아빠들을 보니 자신의 외모가 결코 젊은 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2년 뒤면 초등학교에 들어갈 딸에게 조금이라도 더 젊은 아빠가 되기 위해 우선 차일피일 미뤄오던 탈모치료를 받기로 마음먹었다.

가정의 달이자 어린이날을 맞아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아빠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분명 첫 출산 연령은 점점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리에 나온 아빠들을 보면 아빠보다는 삼촌에 가까운 모습이다. 그만큼 겉모습을 꾸미고 아이에게 젊어 보이려 노력하는 아빠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노안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여겨지는 탈모를 가진 이들에게, 젊은 아빠란 그저 희망사항일 뿐이다.

더클린앤피부과 이찬우(사진) 원장은 “탈모 증상이 나타나도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다가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 뒤늦게 치료를 받으러 오는 아빠들이 많다”며 “탈모는 초기에 치료할수록 효과가 좋고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나면 빠른 시일 내에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탈모, 초기에 대처해야 치료 쉬워요=탈모는 한 번 발생하면 의학적 치료를 하지 않는 이상 증상이 계속해서 심화되는 진행성 질환이다. 따라서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의학적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평소 자신의 두피와 모발의 상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집에서 간단히 탈모 진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에는 모발 굵기 변화 관찰, 탈락 모발 개수 관찰 등이 있다.

먼저, 두피 앞부분과 정수리 부위의 모발이 뒷부분 모발에 비해 가늘어지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흔히 모발이 많이 빠지면 탈모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모발의 굵기이다. 탈모의 주요 원인인 DHT가 모낭을 위축시켜 굵었던 모발을 얇게 만들면서 탈모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하루에 탈락하는 모발의 개수가 100가닥 이상인 경우에도 역시 초기 탈모를 의심해야 한다.

이 밖에도 두피가 가렵고 부쩍 비듬이 많아지거나, 이마와 정수리 부위 모발이 뒷머리에 비해 휑해지는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진을 받아야 한다.

◇초기 탈모, 약물만으로도 치료 가능해요=초기 탈모는 약물 치료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 현재 미국식품의약국(FDA)및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KFDA)에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 받은 탈모 치료제에는 먹고 바르는 약물 두 가지가 있다.

먹는 탈모 치료제는 탈모의 주요 원인인 DHT의 생성을 억제해 탈모를 치료하는데, 임상 연구를 통해 90% 이상의 탈모 억제 효과와 70% 이상의 발모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다만 치료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최소 3개월이 소요되며 복용 1년 시점에서 극대화 되므로, 인내심을 가지고 복용해야 한다. 그 외 모근 세포에 세포 성장 촉진 인자로 작용하고 두피 혈액순환을 촉진하여 발모를 촉진하는 바르는 탈모 치료제와, 두피 주위에 자기장을 형성, 모낭세포를 활성화하고 미세혈관의 혈류량을 증가시켜 탈모의 치료 및 증모를 유도하는 자기장 치료법 등도 약물치료와 병행 한다면 초기 탈모치료에 보다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중기 탈모, 모발이식과 약물치료 병행해요=치료시기를 놓쳐 탈모가 심하게 진행됐거나 1년 이상 약물 치료를 지속했음에도 불구하고 효과가 없다면 모발이식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모발이식 수술은 DHT의 영향을 받지 않는 후두부 모발을 채취해 탈모 부위에 이식하는 수술로, 한 번 심은 모발은 영구히 탈모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절개로 인한 흉터와 통증 및 오랜 회복기간 등으로 인해 부담이 컸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수술 기술이 발달되어 흉터와 통증이 거의 없고 회복이 빨라 직장인들도 부담 없이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것은 모발이식이 DHT의 생성을 억제하는 수술은 아니라는 것이다. 모발이식수술을 했다 하더라도 이식 이외의 부위에서는 계속해서 탈모가 진행될 수 있으므로, 만족스러운 수술 결과를 유지하고 재수술을 막기 위해서는 꾸준히 먹고 바르는 약물치료를 지속해야 한다.

더클린앤피부과 이찬우 원장은 “유전 질환인 탈모는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환자들이 종종 있는데, 이는 명백히 잘못된 오해”라며 “초기에는 DHT를 억제하는 약물 치료를, 중기 이후에는 외양을 효과적으로 개선시키는 모발이식 수술을 통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