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산악달리기 실종여성, 자기 젖 먹으며 생존

입력 2015-05-11 13:51
산악 달리기 대회 도중 실종됐던 뉴질랜드 20대 여성이 숲이 우거진 산속에서 자기 젖을 먹으며 하룻밤을 버틴 끝에 구조됐다.

두 아기의 엄마인 아시아계 여성 수전 오브라이언(29)은 10일 웰링턴 지역에서 열린 20㎞산악 달리기 대회에 참가했다가 실종됐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목표지점에 도착하지 않자 대회 관계자와 구조대가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다.

열탐지 장비를 장착한 헬기 등을 동원해 수색을 벌이던 구조대는 11일 오전 달리기 코스에서 2.5㎞ 정도 벗어난 숲 속에서 오브라이언을 찾아냈다.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가족들과 재회한 오브라이언은 잠깐 방향을 표시하는 화살표를 보지 않고 땅만 보고 달리다 길을 잃어버렸다며 날이 어두워져 산속에서 밤을 지새우는 동안 두 아이와 가족들을 생각하며 용기를 냈다고 뉴질랜드 언론에 밝혔다.

그는 밤이 되자 춥고 너무 지쳐 죽을 것 같았지만 덤불 속에 구멍을 파고들어가 추위를 피하고 자신의 젖을 먹었다며 “젖이 소중한 영양분이 돼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