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 등 원로들 방해로 시진핑 큰 호랑이 사냥 중단”

입력 2015-05-10 20:36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 등 원로들의 방해로 시진핑 주석의 ‘큰 호랑이’(부패 고위관료) 사냥이 중단됐다고 중화권 잡지 명경 5월호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명경에 따르면 시 주석과 측근 왕치산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 서기 겸 정치국 상무위원은 장 전 주석과 쩡칭훙 전 국가 부주석 등 원로들이 함께 저지에 나서자 큰 호랑이 사냥을 멈추고 상무위원급 간부의 가족에 대한 조사도 중단했다.

저우융캉 전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 사건을 조사한 전담조가 저우융캉의 첫 부인이 의문의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장남 저우빈이 살인을 저지른 폭력조직 두목과 연루된 의혹 등을 찾아냈지만 가벼운 사안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어 저우융캉에 대한 사형 선고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명경은 장 전 주석 때문에 군 내 ‘부패 대왕’으로 불리는 자팅안 인민해방군 총정치부 부주임과 왕루이린 전 부주임 등에 대한 당국의 조사도 차단됐다고 전했다.

잡지는 또 장 전 주석의 측근인 궈보슝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대한 처리는 잘못을 뉘우치게 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의 비서실장을 지낸 링지화 전 통일전선공작부장의 처리 문제 역시 후 전 주석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링지화의 동생 링완청이 미국 도피에 성공했다고 잡지는 보도했다.

명경은 향후 반(反)부패 작업이 ‘여우사냥’ 행동처럼 작은 새우를 잡는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또 다른 중화권 잡지 쟁명 5월호는 98세의 쑹핑 전 상무위원이 작년 8월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중국공산당이 현재 정치와 제도, 정권 등 3대 위기에 처했다. 이는 제15차 공산당대표대회 이후 누적된 문제”라며 장 전 주석을 겨냥한 발언을 하는 등 여러 차례 장 전 주석의 정치 간섭을 막았다고 보도했다.

쟁명은 리루이환 전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도 최근 “시 주석의 반부패에 지난 세대가 방해되면 안 된다”며 은퇴한 지도층의 정치 간섭을 경계했다고 전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