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돛단배’ 꿈의 우주여행 첫발 뗀다…이달 중순 시험비행

입력 2015-05-10 18:09
칼 세이건이 40년 전 아이디어를 구상한 '태양광 돛단배' 우주 비행 모식도. 사진 연합뉴스

‘코스모스’라는 제목의 책과 TV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천문학자 칼 세이건(1934∼1996)이 1970년대 중반 처음 내놓은 ‘태양광 돛단배’(solar sail)가 40년 만에 실물로 제작돼 이달 중순 우주 공간에서 시험 비행에 나선다.

칼 세이건이 1980년 설립한 민간 우주탐사단체인 ‘행성학회’(Planetary Society)는 ‘라이트 세일’(LightSail)이라는 이름이 붙은 소형 우주 비행체의 시험 비행 계획을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라이트 세일은 세이건이 1976년 조니 카슨이 진행하는 인기 심야 토크쇼 ‘더 투나잇 쇼’에 출연해 설명한 우주선 구상이다.

전기절연 재료인 ‘마일라(mylar)’로 만들어진 평평하고 넓은 돛으로 추진되는 우주선을 만들어 핼리혜성과 랑데부를 하도록 하자는 세이건의 제안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 산하 연구기관인 제트추진연구소에서 검토됐고, 이에 따라 실제 기술적 설계 작업도 어느 정도 이뤄졌으나 실현은 되지 않았다.

‘태양광 돛단배’의 원리은 이렇다. 빛의 기본 단위인 광자(photon)가 에너지는 물론 운동량도 지니기 때문에 지극히 가벼운 우주선에 거대한 돛을 달면 태양으로부터 나오는 광자들이 이 돛을 밀어 줘 엄청난 속도로 우주를 항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태양광 돛단배는 기껏해야 몇 분간의 폭발을 위해 무거운 연료를 싣고 다닐 필요가 없다. 돛의 크기만 충분하면 태양의 빛을 받으며 최고 시속 16만㎞로 우주를 날 수 있단다. 이는 태양계를 5년 안에 횡단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속력이다.

이번에 행성학회가 쏘아올릴 라이트세일은 한 변의 길이가 약 10cm인 정육면체 꼴의 초소형 위성들을 세 개 겹쳐 놓은 것으로, 여기에 태양광 돛이 부착돼 테스트가 이뤄진다.

행성학회는 이번 달 애틀러스 V 501 로켓에 이를 실어 대기권 상층부에서 기기 작동을 시험할 예정이다. 발사 계획은 이달 20일로 잡혀 있으나, 기상 여건에 따라 바뀔 수도 있다.

행성학회는 이어 2016년에는 실제 우주공간 탐사가 가능한 ‘프록스-1’이라는 소형 인공위성에 라이트세일을 부착한 후 로켓에 실어 발사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