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만씨 계열사 노조간부 스스로 목숨 끊어

입력 2015-05-10 17:36 수정 2015-05-10 17:38
박근혜 대통령의 친동생인 박지만씨가 회장으로 있는 기업의 노조분회장이 노조탄압 중단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0일 오전 7시 50분쯤 전남 광양시 마동 한 야산에서 양모(48)씨가 목을 매 의식을 잃은 것을 양씨의 아내가 발견했다.

경찰이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했지만, 양씨는 숨졌다.

양씨는 박 회장의 이지(EG) 그룹 계열사인 EG테크 분회장으로, “똘똘 뭉쳐 끝까지 싸워서 정규직화 소송, 해고자 문제 꼭 승리하십시오. 저를 화장해 제철소 1문 앞에 뿌려 주십시오”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고 금속노조 측은 전했다.

양씨는 또 박 회장에게 “회사 현장에서는 수많은 노동자가 박봉에도 뜨거운 로스터 주위에서 유독물을 취급하면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며 “인간다운, 기업가다운 경영인이 돼 주십시오”라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씨는 1998년 EG테크에 입사해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산화철 폐기물 포장 업무를 했으며 2011년 4월 15일 해고당한 뒤 법원에서 부당해고 판결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양씨는 지난해 5월 복직했지만 광양제철소 밖에 있는 사무실 책상 앞에 대기하며 지난 1일 2차 정직 처분 때까지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고 금속노조는 주장했다.

경찰은 유가족과 동료 노조원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광양=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