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28)를 향해 각국 언어가 피츠버그 더그아웃에서 쏟아졌다.
몸을 더그아웃쪽으로 옮긴 강정호가 뒤늦게 상황을 알아차리고 2루로 송구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2루수-3루수-2루수로 이어지는 트리플 플레이는 이렇게 완성됐다.
10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세인트루이스의 경기.
피츠버그는 0-0이던 2회초 무사 2, 3루의 위기에 몰렸다.
야디에르 몰리나의 강한 직선타를 뛰어오르며 잡아낸 2루수 닐 워커는 2루주자가 3루 쪽으로 많이 이동한 걸 파악하고, 3루로 먼저 공을 던졌다. 3루수 강정호는 워커의 송구를 받아 3루를 밟았다. 3루에 귀루하지 못한 조니 페랄타는 아웃됐다. 투아웃. 그런데 강정호는 몸을 더그아웃 쪽으로 옮겼다. 워커가 2루 베이스를 밟은 뒤 3루로 던진 걸로 착각해 이닝이 종료된 줄 알았던 것이다.
이때 피츠버그 더그아웃에 앉은 동료와 코칭스태프가 강정호에게 소리치기 시작했고, 뒤늦게 상황을 알아차린 강정호는 2루로 공을 던져 귀루하지 못한 제이슨 헤이워드를 아웃 처리했다.
허들 감독은 MLB닷컴과 인터뷰에서 “강정호가 공을 관중석으로 던지는 듯한 행동을 했다”고 떠올리며 “이닝이 종료됐다고 착각한 듯했다. 더그아웃에 있는 모든 사람이 강정호에게 소리쳤고 다행히 트리플 플레이가 완성됐다”고 말했다.
희대의 실책이 나올 뻔했지만, 강정호가 빠르게 상황을 파악해 삼중살을 완성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피츠버그 허들 감독 "더그아웃 모두가 강정호에게 소리쳤다"
입력 2015-05-10 1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