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9일 전략잠수함의 탄도탄(SLBM) 수중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밝혔다. 또 이날 오후에는 4시25분에서 5시23분까지 함경북도 원산 호도반도 부근 해상에서 북동쪽으로 KN-O1 함대함 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
북한이 이처럼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상황을 급격히 높이고 있는 이유는 교착상태에서 한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남북관계에 불만을 표시하고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또 그간 북한이 끊임없이 대화 구애를 해왔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 미국을 대화테이블로 끌어내겠다는 속내도 들어있다.
내부불만을 무마할 필요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핵·경제 병진노선’을 천명하고 군사력뿐 아니라 경제생활 개선을 약속했지만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 대한 주민 불만을 무력시위를 통해 완화시키려는 계산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대학원대학교 김동엽 교수는 10일 “북한의 함대함 미사일 시험발사와 전략 잠수함 탄도탄 수중시험발사 사출시험은 다른 것 같으면서도 결국은 같은 목적을 갖고 있다”며 “북한의 현 상황에 대한 국면돌파용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함대함 미사일 발사는 미사일 성능개량과 함께 대남무력시위용이다.
북한의 이같은 도발은 이미 감지된 상황이었다. 북한은 북한 ‘해상분계선’을 침범하는 남측 함정에 대해 ‘예고없는 직접조준타격’을 하겠다는 위협성 메시지를 8일 서해군통신선을 통해 남측에 보냈으며 9일에는 청와대에도 발송했다. 이같은 위협발언 이후 SLBM과 함대함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북한의 경고성 발언이 수사성 위협이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한 셈이다.
북한은 이같은 ‘저강도 위협’을 통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다시 문제삼아 전격적으로 남북한 군사회담을 제의해 남북관계를 주도적으로 끌어가려할 수도 있다.
잠수함 탑재 미사일의 사출시험발사 사실을 공개한 것은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시험발사는 8일 함경남도 신포 인근해역에서 실시됐으며 미사일은 100m 정도 날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이 미사일을 KN-11으로 명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SLBM은 탐지가 어려운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것으로 상대방이 눈치채지 못하게 언제 어디서든 기습적으로 공격할 수 있어 완전한 전략무기로 평가받고 있다. 동국대학교 김용현 교수는 이번 사출시험은 “미국을 자극하겠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비교적 긴 비행시간으로 탐지되기 쉬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보다 은밀성이 더 큰 SLBM 능력을 과시해 태평양상 미군기지 괌이나 하와이 뿐 아니라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시키고 싶어 했다는 해석이다. 미 국무부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7일 열린 제2차세계대전 전승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은 김 제1비서에 대한 외부의 불안한 시선을 잠재우자는 뜻도 있다. 내부문제로 불참 통보했으나 김 제1비서가 탄탄한 군사력으로 북한을 강하게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북한의 잇따른 도발위협과 우리군 안보태세 점검을 위한 긴급안보대책 당정협의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이슈분석] ‘미사일 발사성공’ 떠드는 북한, 의도가 뭐냐?… “어떻게든 미국을 자극해보겠다?”
입력 2015-05-10 1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