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의 진화… 1~2년 안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력화 가능

입력 2015-05-10 16:37
KBS 뉴스 캡처

북한의 미사일 개발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북한이 기술적으로 상당히 어렵다는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개발의 막바지 단계인 사출시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빠르면 1~2년내에 SLBM의 전력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군 당국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빨리 진행되고 있다. 현재 SLBM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과 영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인도 등 6개국에 불과하다.

◇미사일 사출시험 성공의 의미=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9일자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지상과 해상에서 사출시험을 진행해온 지 1년도 안돼 잠수함에 수직발사관을 설치하고 모의 탄도탄(더미탄)을 실제 사출시키는데 성공했다.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은 두 단계를 거친다. 미사일은 잠수함내 수직발사대에서 점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강한 압력으로 물 밖으로 올려지는 ‘콜드 런치’와 물 밖에서 점화돼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는 ‘핫 런치’ 단계를 거친다. 사출시험은 콜드 런치로 이 과정에서 자칫 잘못하면 미사일이 잠수함에 떨어져 피해를 입을 수도 있는 위험한 작업이다.

노동신문의 사진에 따르면 잠수함에서 발사된 모의탄도탄(더미탄)은 실제 각도가 사선으로 돼 있어 사출 후 각도 조절까지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시험발사를 통해 함내 소음준위, 발사반 충력, 탄도탄의 수면출수속도, 자세 등 전략잠수함에서의 탄도탄 수중발사가 최신 군사과학기술적 요구에 완전히 도달했다는 점이 확증됐다”고 강조했다. 사거리는 100m 안팎이었는데 이는 모의탄도탄이어서 짧게 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이번 사출시험을 단계적으로 준비해왔다. 지난해 지상과 수상에서 사출실험을 한 뒤 올해 4월 22일쯤 수중 발사시험을 했다. 당시에는 잠수함이 아니라 고정된 수중 물체에서 발사했으며 8일 잠수함에서 실제 발사하는 시험을 했다. 사출시험이 성공했다는 것은 수중미사일발사가 가능해졌다는 의미이다.

◇잠수함 발사탄도미사일의 전략적 가치=잠수함은 일단 수중에 진입하면 위성으로도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다. SLBM은 은밀성을 갖춘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이라 사전 탐지가 어렵고 대부분 목표물에 상당히 가까이와 발사되고 낮은 고도로 접근해 타격시 이를 저지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없다. SLBM을 탑재한 잠수함을 국가전략무기라고 부르는 이유이다.

중앙통신은 잠수함 탄도 미사일 사출시험을 지켜본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전략잠수함 탄도탄이 생산에 들어가고 가까운 시일내 실전 배치되면 적대 세력들의 뒷잔등에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탄을 매달아 놓은 것이 된다”며 “마음먹은 대로 수중작전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북한이 전력화에는 거쳐야할 단계가 있다. 우선 탄도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신형 잠수함이 마련돼야 한다. 현재 북한이 보유한 가장 큰 잠수함인 로미오급(1800t급)에는 탄도미사일 발사용 수직발사대를 장착할 수 없다. 북한이 최근 2500t급 신형잠수함을 건조중이지만 초기단계라 양산에 들어간 것 같지는 않다. 미국을 공격할 계획이라면 장거리 작전이 가능한 핵잠수함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핵탄두를 실을 수 있을 만큼 탄두소형화가 이뤄져야 한다. 통상 SLBM에 쓰이는 핵탄두중량은 648㎏이하이다.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상당히 가까이 간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정도의 소형화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번 시험성공으로 북한은 스커드 등 단거리 미사일에서 대포동과 같은 장거리 로켓에 이어 수중발사미사일까지 보유하게 될 명실공히 ‘미사일 강국’의 입지를 확실히 굳힌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한반도와 미국에 대한 위협수위는 높아진 셈이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