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단속에 ‘대응’하는 성매매업소의 영업 방식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종업원들이 길목에 차를 대고 망을 보는가 하면, 철문을 3개까지 설치한 업소도 등장했다.
경찰청은 신·변종 성매매업소 단속 건수가 해마다 급증해 2010년 2068건에서 2012년 4371건, 지난해 6669건을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유형별로 변태 마사지업이 2010년 505건에서 지난해 2886건으로 가장 크게 늘었다. 오피스텔과 립카페(유사성행위업소) 등 ‘기타 업소’ 단속 건수도 같은 기간 388건에서 1912건으로 급증했다. 반면 전체 성매매 단속 건수는 2010년 9583건에서 2013년 8668건으로 줄었다. 성매매 업소들이 신·변종 업소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얘기다.
종업원들이 밖에 나와 망을 보는 건 기본이다. 유흥업소 밀집지역 길목에 차를 대고 망을 보다가 경찰이 나타나면 알린다. 경찰관 얼굴과 차량번호까지 외우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경찰은 번호판을 자주 갈아 끼우거나 걸어 다니며 첩보·단속 활동을 벌인다. 업주들은 카카오톡 같은 모바일메신저로 단속 상황을 실시간 공유한다.
최근에는 철문을 3개까지 설치한 곳이 발견됐다. 철문은 노루발못뽑이(일명 빠루)로 하나를 따는 데 보통 30분 정도 걸린다. 이 때문에 일부 경찰서에는 유압식 공구까지 지급됐다. 출입문을 힘겹게 뚫고 들어가도 문제다. CCTV로 이를 알아챈 업주가 성매매 공간까지 올라오지 못하도록 엘리베이터 전원을 내려버리는 경우도 있다.
업소들은 단속을 피해 점조직 형태로 바뀌고 있다. 오피스텔처럼 고정된 장소에서 영업하지 않고 성매매 여성이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식이다. 대부분 예약제로 운영된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이런 영업 방식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성매매 영업은 온라인에서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개별적으로 성사되는 성매매도 적지 않다. 모바일 채팅 앱은 대부분 인증 절차가 없어 신분을 숨길 수 있고 추적도 어렵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성매매·음란 관련 통신심의 건수는 2009년 6809건에서 지난해 5만3985건으로 늘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차 안서 망 보고, 3중 철문 설치하고… 성매매 영업 갈수록 진화
입력 2015-05-10 15:10 수정 2015-05-10 1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