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에서 9일(현지시간) 개최된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지지에 감탄을 표시했다. 러시아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거부권을 갖고 있는 상임이사국이어서 ‘예의상’ 칭찬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반 총장은 붉은광장에서 펼쳐진 군사 퍼레이드에 참가한 뒤 푸틴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하면서 “오늘 행사에 참가한 군인들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얼굴에서 자긍심과 평화에 대한 헌신을 보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축하의 말을 건넸다.
반 총장은 이어 “군사 퍼레이드가 끝난 뒤 길거리에 수많은 사람이 남아 있는 것을 보고 반정부 시위를 벌이나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정부 지지자들이었다”며 “그들이 자부심을 갖고 행진을 하고 있는 것을 표정에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신이 이 모든 국민의 사랑을 받을 만한 일을 했다고 진실로 생각한다”며 푸틴을 칭송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러시아의 개입 정책을 비판해온 반 총장이 푸틴 대통령을 이처럼 높이 평가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서방사회가 사실상 보이콧한 승전 기념식에 반 총장이 참여한 것도 의외라는 시각이 있어왔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푸틴, 국민 사랑 받을만해" 칭송
입력 2015-05-10 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