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흥순, 한국인 첫 베니스비엔날레 미술전 은사자상

입력 2015-05-10 08:54

봉제공장 보조로 40여년 일했던 어머니에게 바치는 영상이 베니스비엔날레 미술전 사상 최고상을 한국에 안겼다.

9일(현지시간) 제56회 베니스비엔날레 미술전 시상식에서 영화감독이자 미술작가인 임흥순(46)씨가 아시아 여성의 노동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위로공단(Factory Complex)’으로 전 세계 53개국 136명이 참여한 국제전(본 전시) 부문 은사자상을 수상했다. 한국은 지난해 건축전(홀수 해 미술전, 짝수 해 건축전)에서 국가관 부문 황금사자상을 받은 데 이어 올해 미술전에서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심사위원단은 “아시아 여성들의 노동조건이 갖는 불안정성의 본질을 섬세하게 그려낸 영상 작품”이라며 “특히 다큐 형식은 각각의 등장인물들과 그들의 근로 조건을 직접 대면하게 하는 효과를 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임 감독은 “일터에서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는 많은 여성들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고의 현대미술 올림픽’으로 불리는 베니스비엔날레는 국가관 및 국제전 전시로 나뉜다. 베니스비엔날레 미술전에선 국가관 전시에 참여해온 전수천(1995), 강익중(1997), 이불(1999) 작가가 특별상을 받은 적 있지만, 국제전 초청 작가의 수상은 처음이다. 올해 국제전은 미술의 현실 참여를 강조하는 나이지리아 출신 오쿠이 엔위저(52)가 전시감독을 맡았다.

국가관 황금사자상은 아르메니아 학살 사건 100주기를 맞아 자국인의 디아스포라적 삶을 다룬 아르메니아가, 국제전 황금사자상은 관객의 책임성을 강조하는 작품으로 미국작가 아드리안 파이퍼가 각각 받았다. 특별언급상은 은하룬 파로키(독일), 아보우나다라 콜렉티브(시리아), 마시니사 셀마니(알제리)와 미국관 참여작가 조안 조나스가 수상했다. <관련 기사 ?면> 베니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