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씨는 죽지 않았다?” 與, 당·청 갈등 수습 모드 급전환...효과는 미지수

입력 2015-05-09 00:09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4월 임시국회 처리 무산의 원인이 됐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 명시'를 놓고 불화 조짐을 보였던 당청이 8일 '수습 모드'로 접어드는 듯한 양상이다.

연금개혁 논의에 참여했던 당내 인사들이 소득대체율 상향조정 비율의 명시와 관련해 잇따라 청와대를 '옹호'하는 발언을 내놓은 가운데 청와대도 이에 보조를 맞추는 분위기다.

이는 당청 간 불화설로 여권이 자중지란에 빠질 경우 공멸 위기에 처하면서 대야 협상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되나 여전히 '불씨'는 남아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전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일정이던 '은평포럼'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청간 소통 부족 지적에 대해 "그렇지 않다. 당청 소통은 충분하다"고 해명했다.

이어 당청간 엇갈린 설명에 대해서 "거기에 대해 공방을 벌이는 자체가 옳지 못하며, 일체 저는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겠다"고 입을 닫았다.

김 대표는 '50% 명시' 과정에 대해선 "청와대에서는 반대를 했다"고 확인하면서 '50% 명기'로 최종 결정된 합의를 몰랐다는 청와대의 설명을 적극 두둔했다.

공무원연금특위 위원장을 맡아 협상 전 과정에 참여했던 주호영 의원도 YTN 라디오에 출연, 당청소통 부족 논란에 대해 "사실 내부에서 있었던 입장에서 보면 문제가 없다"며 "밖에서 보면 서로 진실게임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쪽저쪽을 다 아는 저희 입장에서는 결코 서로 다른 주장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특히 "청와대와 정부 쪽에서는 50%라는 문구가 못 박힌 것은 받을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라며 "표현상 '50% 목표치를 위해 노력한다' 정도는 (청와대도) 듣고 있었는데, 확정적으로 '(50%로) 한다'는 말은 청와대는 몰랐을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여당의 이런 설명에 대해 청와대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진화에 가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이 좌초된 원인은 야당의 무책임한 행태"라면서 "마치 당청간 일부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비쳐졌지만 당에서 설명을 제대로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당청은 지금까지 그랬듯이 앞으로도 연금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함께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공무원연금개혁 협상 과정에서 당청 간의 근본적인 소통 부족 문제, 연금개혁에 접근하는 시각차가 뚜렷하게 드러났기 때문에 협상이 재개됐을 때 또다시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완전 해소되지는 않았다.

하태경 의원은 PBC라디오에서 "청와대가 개혁의 중심인데 여태까지 청와대가 훈수만 두고 싶어 했다"면서 "야당 원내대표뿐 아니라 여당 원내대표하고도 청와대가 소통이 잘 안 된다"고 꼬집었다.

법안 처리가 무산됐던 지난 6일 의원총회에서 친박계 의원들이 유승민 원내대표에 대해 '50% 명기'를 합의해놓고 청와대에 책임을 돌린다며 '지도부 사퇴'까지 거론하는 등 공개 반발, 충돌을 빚었던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은 '50% 명기' 안에 대해 지도부는 물론 당내 의견이 통일되지 않은 만큼 공무원연금개혁을 재추진하기에 앞서 오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협상의 원칙과 방향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원내 관계자는 "일부 최고위원이 반대했던 만큼 최고위에서 먼저 논의를 해봐야 한다"며 "50% 명기안을 당에서 못 받겠다고 해서 처리하지 않기로 했으니 당내 동의가 없다면 다시 같은 안으로 가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