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꽃제비들은 과거의 경우 개인의 동냥 수준에서 그쳤지만 최근에는 상당히 조직화되어 가고 있다고 북한전문매체인 뉴포커스가 9일 보도했다.
꽃제비들은 개개인이 가진 능력에 따라 그룹을 형성하게 된다. 그 중 '손기술'이 좋은 꽃제비들은 평양 중심부로 향한다고 한다.
평양의 중심부에는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중전화가 있다. 이것이 바로 손기술 좋은 꽃제비의 표적이다. 3~4명 그룹을 만든 꽃제비들은 사람들이 거닐지 않는 시간대를 이용해 슬그머니 공중전화로 다가간다. 그 중 2명은 근처에서 망을 보고, 다른 두명은 작은 핀 등을 이용해 동전수거함의 자물쇠를 연다.
여기서 꽃제비들의 특이한 점은 수거함에 든 동전 전부를 훔쳐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조직화된 꽃제비들은 수거함에 든 동전을 모두 빼갈 수도 있지만, 보안원에게 적발되면 이전보다 공중전화에 대한 보안을 강화할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해당 구역들을 관리하는 꽃제비 조직 전체에 해가 되는 일이다. 따라서 티가 나지 않는 선에서만 동전을 집어간다.
그러나 결국 보위부가 조사를 시작했고 이같은 소문이 퍼지자 더이상 수거함의 동전을 꺼낼 수 없다고 생각한 꽃제비들이 공중전화의 수거함을 부쉈다고 한다.
보안서는 '꽃제비 공중전화' 사건 이후 공중전화에 대한 보안을 철저히 강화했다. 이때문에 꽃제비들은 더 이상 수거함의 동전을 꺼낼 수 없게 됐다. 물론 일부 꽃제비는 아직까지도 처벌을 각오하고 시도를 하고 있긴 하지만 보안원들의 감시가 워낙 강해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한다.
꽃제비 생활을 했다는 한 탈북자는 “꽃제비 공중전화 사건 이후로도 계속된 시도를 하다가 잡혀간 꽃제비들이 아직도 많다”며 “배고픔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보안서 감시도 만만치 않게 강해졌기 때문에 공중전화만 보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꽃제비가 지금까지도 많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북한 꽃제비들의 저금통 역할을 톡톡히 해내던 평양의 공중전화가 이제는 꽃제비들만의 역사 속으로 묻혀가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꽃제비 공중전화 수거함 절도 사건?” 北 꽃제비에겐 저금통만큼 소중
입력 2015-05-09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