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인 8일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의 아버지 권모(58)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날은 숨진 권씨의 생일이다.
이날 오후 12시37분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도의 한 단독주택 2층 원룸에서 단원고 희생 학생 아버지 권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권씨의 동생(56)은 “생일을 맞은 형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아 집으로 가보니 부엌에서 목을 매 숨져 있었다”고 밝혔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권씨는 10여 년 전 아내와 이혼해 홀로 살고 있었다. 이후 아들은 전처와 함께 살았으며, 전처는 재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권씨 유족으로부터 권씨가 숨진 아들의 여행자보험금을 놓고 전처와 갈등을 빚었다는 진술을 받았다”며 “숨진 아들과는 자주 왕래하던 사이는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권씨가 어버이 날이자 자신의 생일날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생부로서 자식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한 자책감과 이 문제를 놓고 전처와 갈등을 빚은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특별한 외상이나 외부 침입흔적이 없는 것으로 미뤄,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권씨는 유족 대책위원회 활동에는 참여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4·16 가족협의회 한 유족은 “숨진 학생의 어머니는 유족 활동을 통해 알지만 아버지는 전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안산=강희청
세월호 자살-자책감or보상금 갈등?
입력 2015-05-08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