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가 미혼 남녀 공무원을 위해 이벤트를 마련한다.
세종시는 오는 29일 세종시 내 공공기관 미혼남녀들의 단체 만남 행사를 추진한다. 지난달 초 모집공고를 했는데, 미혼남녀의 신청이 몰려 2회에 걸쳐 행사를 할 계획이다. 참가 인원은 80여명 선으로 계획하고 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집무실 벽에는 ‘교육부 직원 미혼자 현황판’이 걸렸다는 소식도 있다. 그만큼 정부의 혼인율과 출산율 저하에 대한 고민은 깊다.
하지만 네티즌의 시선은 곱지 않다. 세종시가 본 사업을 위해 올해에만 3000만원의 예산을 국민 세금으로 편성했기 때문이다. 값비싼 전세비용, 육아비용, 육아와 직업의 병행이 힘든 사회적 문제 등 근본적 해결 없이 ‘공무원’이라는 특정 집단의 ‘혼사 해결’을 위해 세금을 사용한다는 것이 못마땅하다는 반응이다.
공무원의 미혼남녀 만남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에는 “끼리끼리 놀자판이다” “사람 만나게 하는데 3000만원이나 사용? 내역을 밝혀라” “안정적인 공무원들은 가만 내버려둬도 결혼 잘 할 건데, 이런 일에까지 세금 쓰는 건 너무하지 않나요” “역시 나랏돈은 눈 먼 돈이야” “참 살기 좋은 공무원 세상이다. 가난한 소외계층이나 영세한 자영업자들은 무엇을 할 것인가 생각하고 노력 좀 해달라” 등의 성토가 이어졌다.
청년들의 원성을 가볍게 흘려들을 일은 아니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수)은 2014년 1.21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월 23일 국민들이 직접 몸으로 느끼는 ‘체감경제고통지수’를 발표했는데, 20대 청년의 체감경제고통지수가 40.6포인트로 전체 평균 19.5포인트를 훨씬 웃돌았다. 청년의 체감실업률은 37.5%에 달했다.
이런 행사 없이도, 공무원은 청년들의 우상 직업이다. 올해 9급 공무원 필기시험 경쟁률은 평균 51대1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행정직은 10명 선발에 7343명이 몰려 734대1이라는 경쟁률을 보였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세종시, 미혼 공무원 만남 행사에 3000만원 책정
입력 2015-05-08 17:18 수정 2015-05-08 1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