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방부 공군 장교가 고합니다?” ’갑질 의혹’ 공참총장 퇴진 요구 서신

입력 2015-05-08 16:42

최차규 공군참모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공군 현역장교 명의의 서신이 공군본부로 발송돼 공군 측이 경위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의 한 관계자는 8일 "오늘 오후 3시께 실제 현역 복무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명의자가 보낸 것으로 된 편지를 접수했다"면서 "작성자는 실명을 밝힐 수 없다고 되어 있다"고 밝혔다.

공군에 접수된 서신에는 자신을 '대한민국 국방부 공군 장교'라고 밝힌 사람이 각종 비리 의혹이 제기된 최 총장의 자진 사퇴를 요청하는 내용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서신에서 "총장님의 리더십이 땅에 떨어졌다. 이제 그만 책임을 지고 물러나 주십시오"라며 "총장님의 결단을 청와대도, 국방부도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서신은 그간 시민단체와 언론 등에서 제기된 최 총장에 대한 여러 비리 의혹 등을 나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공군 관계자는 "편지 발신자의 신원 등 정확한 경위를 파악 중"이라며 "내용으로 미뤄 무기명 음해성 서신으로, 현역 공군 장교가 쓴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작성자가 실제 공군 현역장교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영관 장교 이름으로 최고 상관인 총장의 사퇴를 주장하는 서신이 발송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군 일각에서는 상관의 비리를 고발하려면 떳떳하게 자신의 신원을 밝히는 것이 더 설득력을 얻을 것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익명의 서신이나 투서가 난무하면 그 내용의 진위를 떠나 군의 단결과 단합을 저해하는 요소라는 지적 때문이다.

과거 군 진급 시기를 앞두고 음해성 투서가 뿌려지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이런 행위가 나타나지는 않았다고 군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최 총장에 대해 공금 유용 의혹을 비롯한 각종 비리 의혹이 언론과 시민단체 등에서 제기되고 있다.

구설이 끊이지 않자 최 총장은 지난 1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자신의 예산 집행에 관한 감사를 자청했고 국방부는 이를 받아들여 그에 관한 회계감사를 진행 중이다.

회계감사 결과는 내주 초에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