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의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8·미국)가 ‘아시아의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37·필리핀)에게 “겁쟁이”라며 독설을 날렸다.
메이웨더는 8일 미국 스포츠채널 ESPN과의 인터뷰에서 “재대결을 원했지만 생각이 바뀌었다. 파키아오는 겁쟁이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경기를 마치고 “어깨 부상 때문에 졌다”는 취지의 인터뷰를 반복한 파퀴아오를 겨냥한 발언이다.
메이웨더는 “파퀴아오는 ‘당신이 더 나은 파이터다’라고 인정했어야 했다”며 “파퀴아오는 졌다. 스스로 졌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파퀴아오에 대한 존경심마저 사라졌다”고 비난했다.
메이웨더는 지난 3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벌인 세계복싱평의회(WBC)·세계복싱기구(WBO)·세계복싱협회(WBA) 통합 웰터급 타이틀매치에서 파퀴아오를 상대로 심판 전원일치인 3대 0(118-110 116-112 116-112) 판정승을 거뒀다.
이로써 메이웨더는 전승 행진을 이어갔다. 5체급에서 거둔 48번째 승리(26KO)다. 8체급을 석권한 아시아 복싱의 자존심 파퀴아오는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통산 전적은 64전 57승(38KO) 2무 6패다.
하지만 두 선수는 난타전이 없는 밋밋한 승부로 졸전 논란에 휩싸였다. 두 선수는 라운드당 3분씩 12라운드를 모두 소화했지만 짜릿한 한방을 보여주진 못했다.
‘인파이터’ 파퀴아오는 메이웨더의 빈틈을 노려 쉴 새 없이 주먹을 퍼부었지만 치명타를 날리진 못했다. ‘아웃복서’ 메이웨더는 카운터펀치로 응수하면서 회피로 일관할 뿐이었다. 심판이 12라운드를 마치고 메이웨더의 손을 들어준 순간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쏟아져 나왔다.
대전료는 2억5000만 달러(약 2700억원). 복싱 사상 최고액이다. 메이웨더가 60% 수준인 1억5000만 달러를, 파퀴아오가 40% 수준인 1억 달러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두 선수는 12라운드까지 2160초를 모두 소화하면서 1초마다 1억2500만원씩을 벌었다. 하지만 두 선수의 졸전으로 거액의 대전료에 대한 논란이 벌어졌다.
두 선수의 재대결을 요구하는 여론이 나온 이유다. 재대결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메이웨더가 이번 발언으로 재대결 가능성을 일축했기 때문이다. 다만 ‘세기의 대결’로 모아졌던 첫 대결의 상업적 흥행과 오는 9월로 선언한 은퇴 시기를 감안하면 메이웨더는 복싱계 안팎의 설득을 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파퀴아오는 앞서 재대결 의사를 밝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메이웨더 “파퀴아오는 겁쟁이, 재대결 안해”… 난데없는 독설, 왜?
입력 2015-05-08 16:41 수정 2015-05-08 16: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