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년을 함께한 노부부가 같은 날 세상을 떠나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영국 일간 미러는 지난 7일(현지 시간) 같은 날, 같은 병원에서 같은 질병으로 눈 감은 월터(91)·조안(89) 모스 부부의 사연을 전했다.
두 사람은 월터가 19살, 조안이 17살이었던 1943년에 결혼했다. 이들의 사랑이 순탄하기만 했던 건 아니었다. 결혼 전엔 조안 아버지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첫째 딸이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1944년 월터가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동원돼 생이별을 겪기도 했다.
월터가 무사히 돌아온 후 부부는 두 아이와 단란한 가정생활 꾸리며 72년이란 세월을 함께했다. 월터가 치매를 앓기 시작한 후에도 부부의 헌신적인 사랑은 변함없었다. 부부를 오랫동안 지켜봐 온 사촌은 “월터에겐 오직 조안밖에 없었다”며 “두 사람은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지난 3월 건강이 악화돼 같은 병원에 입원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병동에서 각각 치료를 받던 부부는 비슷한 시기에 폐렴에 걸렸고, 지난달 28일 조안이 먼저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11시간 뒤 월터도 조용히 아내의 뒤를 따랐다.
둘째 아들 마틴은 “부모님이 함께한 세월을 통해 행복이 무엇인지 배웠다”며 “두 분과 함께한 지난 어린 시절은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죽는 날까지 함께해요” 72년 함께한 노부부, 같은 날 임종
입력 2015-05-08 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