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수구의 아파트 단지내에 있는 한 중학교에서 학생과 교사 161명이 결핵에 감염돼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8일 인천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최근 이 학교 학생 11명과 교사 1명 등 12명이 보건당국으로부터 결핵환자 확진 판정을 받았고, 또 다른 교사 8명과 학생 141명은 타인에게 전파되지 않고 증상이 없는 잠복 결핵 감염자로 확인됐다.
확진환자는 모두 3학년으로 파악됐다. 의심환자는 3학년 104명, 2학년 21명, 1학년 16명으로 집계됐다.
학교 측은 이날부터 오는 17일까지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 학교의 결핵 감염 사실을 확인한 것은 학교가 아니라 최초 발병한 3학년 남학생의 부모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학교 3학년 4반 남학생은 2주전부터 감기증세를 보였으나 증상이 개선되지 않자 부모가 연수구 관내 적십자병원으로 데려가 정밀조사한 결과 지난 3월 26일 확진판정을 받고 등교중지 조치됐다.
또 다른 확진 판정 남학생은 최초 발병 환자와 같은 반이었으나 특별한 증상이 없어 방치돼다 지난달 11일 질병관리본부와 시교육청 등이 공동으로 역학조사를 한 뒤에야 확진 판정을 받고 등교를 중지했다.
문제는 결핵 양성반응이 나온 학생들만 CT를 찍고 확진을 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결핵감염자가 확산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약을 먹은 뒤 2주후에야 면역력이 생기기 때문에 면역력이 약한 학생들이 결핵에 무방비로 노출됐다.
이 때문에 학교와 보건당국의 미숙한 대응이 결핵감염을 확산시켰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특히 이 학교가 연수구 관내 아파트에 위치해 있어 인근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에서도 결핵감염 학생이 나타날 수 있어 방역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학교는 지난해 이맘때도 학생 1명이 결핵에 감염돼 등교중지를 한 적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학교 관계자는 “최초 학생 2명이 진료를 받고 집에서 치료 중”이라며 “확진환자 9명은 연수구 보건소에서 치료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핵에 감염된 학생과 교사들이 161명으로 확대되면서 3~9개월 동안 약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어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적잖은 고통을 겪어야 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은 9개월 복용할 약을 먹다가 먹지 않을 경우 결핵이 재발될 것을 우려해 보건당국과 협의해 3개월 분량의 약으로 바꾸는 등 노심초사하고 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인천의 한 중학교 161명 결핵감염 초비상 “최초 발병후 한달반 동안 뭘했나”
입력 2015-05-08 1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