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는 ‘엘롯기 동맹’이라는 말이 있다.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를 일컫는 말이다. 최고 인기 구단이지만 LG와 롯데, KIA가 2000년대 꼴찌를 번갈아해 이를 비꼰 것이다. 이에 세 팀 팬들은 어두운 역사가 회상돼 이 말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롯데가 2006년 제리 로이스터 감독 부임 이후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KIA는 2009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 마지막으로 2013년 LG가 무려 10년 만에 가을야구를 하면서 이 말은 사라지는 듯 했다.
그런데 올 시즌 ‘엘롯기 동맹’이 되살아났다. 7일 현재 순위가 10개 구단 중 최약체 kt 위즈 바로 위에 있다. 롯데(15승16패)와 KIA(14승16패), LG(14승18패)가 나란히 7, 8, 9위로 쳐진 상황이다.
롯데는 불펜이 문제다. 롯데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5.89로 리그 9위다. 최하위 kt(5.97)와도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최근 선발 요원인 심수창을 불펜에 투입시킬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다. 타선도 터지지 않고 있다. 5월 팀 타율이 0.244로 8위에 머물러 있다.
KIA는 고질적인 부상자 속출에 울고 있다. 톱타자 김주찬은 지난달 21일 롯데전에서 주루 플레이 도중 왼쪽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팀 타선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 신종길도 지난 5일 허리가 아파 2군으로 내려갔다. 외국인 타자 브렛 필을 받쳐 줄 중심타선도 시원찮다. 4번 타자 나지완의 경우 김기태 감독이 인내를 가지고 계속 중용했지만 타율 0.173이라는 극도의 부진으로 1군에서 사라졌다. 최희섭도 기대에 못 미친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역대 최대 금액인 4년 90억원을 받은 마무리 윤석민은 벌써 3패(1승5세이브)째를 당했다.
LG도 총체적 난국이다. 선발의 경우 헨리 소사를 제외하고 제 몫을 해 주는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다. 마무리 봉중근의 평균자책점은 12.38까지 치솟아 있다. 방망이도 시들하다. LG의 5월 팀 타율은 0.186까지 떨어졌다.
그렇다고 악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롯데는 박종윤이 다음주 중 복귀해 타선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또 정대현과 강영식 등 불펜도 복귀 채비를 하고 있다. 특히 지난 2일 kt와의 트레이드로 데려온 박세웅이 불펜에서 제 몫을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KIA도 6일 한화와의 4대 3 대형 트레이드로 영입한 유창식, 노수광 등이 팀에 새로운 활력을 넣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 LG도 기다리던 선수들이 찾아온다. 외국인 타자 잭 한나한은 전날 처음 1군 무대를 밟았다. 선발 요원인 류제국과 우규민도 차례로 선발진에 합류한다. 양상문 감독은 “류제국과 우규민은 6~7이닝을 던지는 선수”라며 “선발진의 안정감을 통해 안 좋은 분위기가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또 하위권에서 만난 엘롯기… “우리도 반등의 기회는 있다”
입력 2015-05-08 1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