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미국남자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매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 TPC(파72·7215야드)에서 열린다. 이 코스의 17번홀(파3)은 마의 홀로 꼽힌다. 물로 둘러싸여 있는 아일랜드 그린(363㎡)으로, 길이는 짧지만 수시로 바람이 불어 선수들이 애를 먹는다. 2003년 이래 12년 동안 이 홀에서 기록한 스코어를 모두 합치면 614오버파나 된다.
8일(한국시간) 열린 대회 첫날 17번홀의 악명은 여전했다. 대개 137야드로 조성되는 이 홀은 이날은 123야드로 셋업됐다. 웨지로 가볍게 올릴 수 있는 거리다. 143명이 나섰지만 21개의 볼을 물에 빠트렸다. 2007년 2라운드(21개)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그동안 가장 많은 볼이 물에 빠진 것은 2007년 2라운드로 50개였다. 버디는 22개였지만 보기 이하를 기록한 선수는 32명이나 됐다. 평균타수는 3.196타로 18개 홀 가운데 난이도 4위였다.
첫날 이 홀에서 최악의 참사를 겪은 선수는 브룩스 켑카(미국)였다. 지난 2월 피닉스오픈 챔피언에 올랐던 그는 두 번이나 볼을 물에 빠트리며 쿼드러플보기(+4)를 했다. 티샷이 짧아 물에 빠졌고 드롭한 뒤 날린 세 번째 샷도 물속으로 향했다. 결국 다섯 타 만에 공을 그린에 올린 켑카는 두 차례 퍼트로 힘겹게 홀아웃했다. 순식간에 4오버파가 된 켑카는 462야드 파4홀인 18번홀에서 다시 한 번 쿼드러플보기를 하며 최종 합계 6오버파 78타로 공동 137위로 추락했다. 노승열(24·나이키골프), 대니 리(뉴질랜드), 더스틴 존슨(미국) 등도 연못에 볼을 헌납했다.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같은 조에서 친 올해 마스터스 챔피언 조던 스피스(2위·미국)에게 완승을 거뒀다. 매킬로이는 이글 1개와 버디 2개에 보기는 1개로 막았다. 3언더파 69타를 기록한 매킬로이는 3오버파 75타를 친 스피스를 6타차로 따돌리고 공동 11위를 마크했다.
재미동포 케빈 나(32)는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6개를 낚아 5언더파 67타로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데이비드 헌(캐나다), 찰리 호프먼(미국)과 공동선두에 나섰다. 케빈 나는 2011년 저스틴 팀버레이크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 이후 4년 만에 우승을 노리고 있다.
2011년 이 대회 우승자 최경주(45·SK텔레콤)는 2언더파 70타로 공동 25위에 올랐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1오버파 73타 공동 77위로 1라운드를 마쳐 컷 통과가 우선 과제가 됐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PGA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첫날… 악명 높은 17번홀은?
입력 2015-05-08 1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