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불려온 ‘모래시계 검사’ 홍준표 “이런 일로… 국민께 송구”

입력 2015-05-08 10:12 수정 2015-05-08 10:47

‘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8일 홍준표 경남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의혹을 집중 추궁 중이다.

리스트에 등장하는 8명의 유력 정치인 중 검찰의 소환 조사가 이뤄진 것은 홍 지사가 처음이다.

검찰은 이날 조사 결과에 따라 홍 지사의 신병처리를 결정한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다는 방침을 세워 놓고 구속영장 청구 여부까지 신중하게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홍 지사는 강력부 검사 시절 슬롯머신 업계 수사로 ‘모래시계 검사’라는 별명까지 얻었으나 20년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친정’에 출석하게 됐다.

홍 지사는 옛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 경선에 나섰던 2011년 6월께 성 전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건네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하지만 홍 지사는 이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55분께 특별수사팀 조사실이 있는 서울고검 청사에 도착한 홍 지사는 취재진을 만나 “성 전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았다고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이런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 점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검찰에 (의혹이 사실 무근이라는 점을) 소명을 하러 왔다”고 언급했다.

홍 지사는 핵심 증인인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회유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습니다”라고 말한 뒤 서울고검 12층 조사실로 들어갔다.

검찰은 홍 지사를 상대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의 금품거래 의혹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김태희 선임기자 t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