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사기단인줄 알면서도 통장을 양도한 뒤 해당 계좌에 입금된 범죄 피해금을 빼내 쓴 20대가 경찰에 구속됐다.
부산에 사는 김모(23)씨는 지난 3월 6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대출’을 검색, 관련 업체에 전화를 걸었다.
김씨는 업체 관계자가 “통장을 양도해주면 대출을 해주겠다”고 하자 보이스피싱 사기단임을 직감했지만 모른 척하고 본인 명의 통장과 체크카드를 새로 만들어 사기단에게 넘겼다.
김씨는 해당 통장에 돈이 입금될 경우 자신의 휴대전화로 문자 메시지가 오도록 설정해 뒀다. 같은 달 9일 휴대전화에 '610만원이 입금됐다'는 문자가 오자 김씨는 곧바로 은행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기존 체크카드를 분실했으니 지급정지 조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은행으로 달려간 김씨는 카드를 재발급받고 610만원을 인출했다.
김씨의 범행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수사관을 사칭한 사기단의 전화에 금융정보를 넘겨준 피해자가 본인 계좌에서 610만원이 빠져나간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해 발각됐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 추적과 통화내역 분석 등을 통해 지난달 29일 부산 금정구의 한 후배 집에 있던 김씨를 검거해 사기방조 혐의로 최근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자신의 통장이 범행에 사용될 것을 알면서도 통장을 넘겨줘 사기를 방조했다”고 설명했다.
김해=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보이스피싱 사기단 등친 간 큰 20대 구속
입력 2015-05-08 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