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감 없으면 광고 그림이지 경고 그림이냐”…담뱃갑 경고그림 단서 조항 논란

입력 2015-05-08 00:03

“혐오감 없으면 그게 광고 그림이지 경고 그림이냐? 본질없는 그림은 필요없다”

“무슨 경고 그림에 행복 추구권 타령인지 모르겠다”

“웬만한 경고 그림 갖고는 담배 안 끊을 것 같은데…”

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담뱃갑 경고 그림 도입’을 담은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법안에 붙은 ‘경고 그림은 지나치게 혐오감을 주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단서 조항 때문이다.

네티즌들은 “혐오감의 기준이 뭐냐”는 반응부터 “그런 실효성 떨어지는 경고그림 왜 넣냐. 세금낭비다”는 비판까지 다양하게 쏟아내고 있다.

dalk****는 “경고 문구나 그림, 사진으로 금연 효과의 증가를 원한다면 충격적 그림이나 사진이 필요하지 않을까. 건강을 위한다며 담배값 인상을 추진한 정부가 정작 경고문구나 그림에는 지나친 혐오감을 자제해야 한다는 발상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일침을 놨다.

kyh8****도 “담배를 끊게 하겠다는 거야 뭐야? 하긴 담배에 붙는 세금이 어마어마하지? 국민 전체가 흡연했으면 좋겠지?”라며 국회와 정부를 싸잡아 비판했다.

ente****는 “금연 하라며 담뱃값 인상하더니 너무들 금연할까 싶어 경고 그림 아닌 광고 그림 수준을 넣으라? 흡연자들을 봉으로 삼고 있는 건 확실!”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일부 네티즌들은 경고그림 도입의 효과성을 의심하거나 ‘또 다른 부작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혐오 사진 들어 있으면 끊겠니? 아마 이쁜 케이스 하나 사서 넣겠지”(mark****) “극악 혐오감 줘도 겉포장지 뜯어내고 피면 된다. 담배 껍데기 보면서 담배 피는 사람들이 몇이냐 된다고”(ragn****) “담뱃갑이 혐오스러우면 담배 케이스 파는 사람들 돈 좀 만지겠네”(gmlr****)

법안 처리 과정에서 ‘경고 그림은 지나치게 혐오감을 주지 아니 하여야 한다’는 문구를 삽입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에 대한 비난도 이어졌다.

frim**** 는 “담배 회사들이 돈 집어주디?”라며 담배 회사의 로비 가능성을 의심했다. lein****는 “금연을 위한다고 담뱃세 왕창 올려놓고… 흡연 경고 그림은 만화 수준으로? 담배 회사에서 로비 받은게 틀림없다”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hyej****는 “국회 의원들 사진 넣으면 되겠네. 사진 보기 싫어서 담배 끊는 사람 많을 듯”이라며 냉소했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장 국립암센터 서홍관(가정의학과) 박사도 “폐암이나 후두암, 태아 유산 등을 어떻게 혐오감을 덜 주고 표현하라는 건지 모르겠다. 경고를 해야 하는데 동시에 혐오감을 주지 말라는 건 모순”이라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