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에 이종걸 의원이 선출됐다. 130명의 제1야당 의원들을 대표하는 이 원내대표는 의회 정치의 한 축을 이루며 정치를 이끌어 갈 엄중한 책임을 맡았다. 계파주의에 쪄든 야당에 비노, 수도권, 중도 성향의 4선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은 것은 당내에서 정치적 의미가 있다. 여야는 지금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국회선진화법으로 야당이 국회의 방향타를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대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우리 정치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우선 이 대표는 원칙과 선명성이라는 명분 아래 균형감을 상실한 강성(强性)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당내에서는 이런저런 명분을 내세우는 강경파의 목소리가 크다. 많은 경우 개인 이미지, 계파 이익에 따른 포퓰리즘적 주장이며 무책임한 목소리다. 원내대표라면 의원 개개인의 이익보다 이 나라의 정치를 생각해야 한다. 그런 시각으로 원내 전략을 짜야 한다.
둘째, 입법 활동에서 훨씬 더 국민들에게 긍정적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 공무원연금 협상 과정에서 공무원 노조를 대변하는 듯한 태도는 많은 국민들을 실망시켰다. 현재의 야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 무(無)대안, 무능력의 이미지가 상당히 있다. 물론 여권의 실정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도 많지만, 무조건 여당을 반대한다고 야당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증명이 됐다. 대안을 내놓는 야당, 이게 가장 강력한 원내전략이자 선거전략이다.
셋째, 계파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른바 친노와 비노, ‘난닝구’와 ‘빽바지’ 등으로 표현되는 계파주의가 야당을 지배하고 있다. 이런 계파주의에는 공적인 정치는 없다. 패거리 이기주의나 개인의 영달만 있을 뿐이다. 이래가지고서는 여권이 아무리 죽을 쒀도 총선과 대선에서 유권자들의 관심과 지지를 얻지 못한다. 계파주의는 정당의 존재이유인 정칙권력 획득보다 기득권을 지닌 안락한 제1야당 의원을 지향한다.
이 원내대표의 앞날은 녹록치 않다. 내녀 총선이 다가오면서 의원들은 각자도생 하려 할 것이고, 어떻게 결론이 나든 선거구획정에 대해 불만이 터져 나올 것이며, 마음이 급한 여당은 여러 입법을 밀어붙일 것이다. 4선 경력의 내공 있는 이 원내대표의 정치력을 기대한다.
[사설] 신임 이종걸 원내대표, 투쟁보다 공감정치 펼치길
입력 2015-05-07 1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