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이게 축구야?” 남태희 코너로 몰고 퍽퍽!… ‘조폭 축구’ 누구?

입력 2015-05-07 10:09 수정 2015-05-07 10:12
남태희가 경기를 마치고 라커룸으로 들아가는 출입문에서 상대 선수 파비안 에스토야노프(우루과이)에게 폭행을 당했다. 에스토야노프는 남태희를 코너로 몰고 주먹을 휘둘렀다(사진 중간 노란 원). / 중계방송 화면촬영

남태희(24·레퀴야)가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상대 선수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남태희의 얼굴로 주먹을 휘두른 선수는 사우디아라비아 알 나스르의 베테랑 미드필더 파비안 에스토야노프(32·우루과이)다.

남태희는 7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파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알 나스르와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최종 6차전 원정경기에서 레퀴야의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3대 1 완승을 이끌었다. 남태희는 세 골에 모두 관여했다. 1득점 1도움에 페널티킥 유도까지 하면서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레퀴야는 최종 전적 4승1무1패(승점 13)로 조 1위를 수성하며 16강으로 진출했다. 반면 반드시 이겨야 16강 진출권을 확보할 수 있었던 알 나스르는 최종 전적 2승2무2패(승점 8)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남태희를 저지하지 못하면서 탈락을 자초했다.

문제의 상황은 경기를 마친 뒤에 발생했다.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빠져나가 라커룸으로 향하기 위해 출입문으로 들어서는 과정에서 에스토야노프는 남태희의 뒤를 쫓았다. 상의를 벗고 달려가 오른손으로 남태희의 머리를 가격한 뒤 코너로 몰아 주먹을 퍼부었다. 경기 중 발생하는 선수끼리의 충돌과는 차원이 다른 폭행이었다.

이 장면은 현지 중계방송 카메라에 잡혔다. 남태희는 반격하지 않고 얼굴만 감싼 채 출입문 밖으로 빠져나왔다. 레퀴야의 미카엘 라우드롭(51·덴마크) 감독과 진행요원들이 에스토야노프를 저지하면서 상황은 끝났다.

에스토야노프가 폭력을 휘두른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남태희가 도발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패배와 조별리그 탈락에 대한 화풀이 수준의 폭행으로만 추측되고 있다. 남태희의 도발이 있었다고 해도 에스토야노프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차원의 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에스토야노프는 2001~2007년 우루과이 대표팀을 지냈다. 한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를 거쳤지만 20대 후반부터 우루과이, 그리스,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축구로 옮긴 ‘저니맨’이다.

우리 축구팬들은 분노했다. 에스토야노프를 향한 비난이 빗발쳤다. 그의 트위터가 공개되면서 직접적인 항의도 이뤄지고 있다.

축구팬들은 “태국 킹스컵에선 우즈베키스탄 선수에게 맞더니 아시아 챔스리그에선 우루과이 선수에게 맞았다. 우리 선수들을 무엇으로 보는 것인가” “아시아 축구의 한계를 보여준 사건이다. 경기력이 부족한 것은 참을 수 있지만 수준이 낮은 것은 참을 수 없다”고 했다.

한 축구팬은 같은 날 스페인 FC 바르셀로나와 독일 바이에른 뮌헨의 4강 1차전이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비교하며 “아시아 창피한스리그”라고 비꼬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