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홍준표 경남지사가 윤모 전 전남기업 부사장에게 돈이 든 쇼핑백을 건네받고는 “이게 뭐냐”고 묻지 않고 내용물이 무엇인지 이미 아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한겨레는 홍 지가사 1억을 받았고 이를 알았다는 내용의 검찰 진술 내용을 보도하며 윤 부사장 등 사건 관련자들의 검찰 진술을 토대로 홍 지사가 돈을 받은 당시를 재구성 했다.
윤 부사장은 2011년 6월, 성 전 회장이 홍 지사에게 주라고 부탁한 쇼핑백을 들고 국회로 갔다. 쇼핑백은 내용물이 보이지 않게 다른 쇼핑백으로 한겹 더 씌워놓은 상태였다고 한다.
국회에 도착하기 전 윤 부사장은 홍 지사의 측근에게 전화를 걸어 “언제 찾아가면 뵐 수 있는지”를 물었다고 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윤 부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쇼핑백이 묵직해 돈이라고 직감은 했다. 하지만 내용물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고 진술했다.
윤 부사장은 방문증을 받은 뒤 의원회관에 들어섰다고 했다고 한겨레는 보도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의원회관에서 쇼핑백을 건네받은 홍 지사가 아무 말 없이 “알았다”고만 했다고 진술했다.
또 홍 지사가 곧바로 당시 경선 캠프 재정업무를 총괄하던 한 보좌관을 불러 그 쇼핑백을 들고 나가게 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고 한겨레는 보도했다.
한겨레는 또 “검찰이 성 전 회장이 윤 부사장에게 쇼핑백을 배달시키기 전 홍 지사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있는 엠호텔에서 만났고, 전달한 뒤에는 홍 지사에게 전화해 ‘한 장 잘 받으셨느냐’고 확인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며 “윤 부사장은 짐작만 하던 쇼핑백 속 물건이 돈이라는 것을 4년 가까이 지나서야 알게 됐다”고 전했다.
성 전 회장은 목숨을 끊기 이틀 전인 지난달 7일 측근들과 함께 암 투병 중인 윤 부사장의 병실을 찾았고 그때 윤 부사장에게 “그때 1억원을 홍 지사에게 잘 전달했느냐”고 묻고 “그렇다”는 답을 받았다는 것이다. 윤 부사장은 성 전 회장에게 “당시 홍 지사와 미리 얘기가 됐던 건가요”라고 물었다.
성 전 회장은 대답은 “당연하지”였다고 한겨레는 덧붙였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홍준표, 두겹 포장 쇼핑백 받고 ‘알았다’는 말만” 2011년 6월 그날 재구성
입력 2015-05-07 0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