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셉 과르디올라(44·스페인) 감독에게 독일 바이에른 뮌헨과 스페인 FC 바르셀로나의 선수들은 대부분 애제자다. 지금은 뮌헨의 사령탑이지만 3년 전까지만 해도 바르셀로나를 지휘했다. 두 팀이 결승 진출권을 놓고 대결한 2014-201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전은 과르디올라 감독에겐 과거와 현재의 지도력을 비교하는 시험과 같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 누에서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원정경기를 마치고 곧바로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바르셀로나는 매우 훌륭한 팀이다. 공격과 수비가 모두 견고했다”며 “바르셀로나의 승리를 축하한다. 4강 2차전 홈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뮌헨은 바르셀로나에 0대 3으로 졌다. 바르셀로나의 화력이 경기 종반부터 살아나면서 뮌헨은 반격의 기회도 얻지 못하고 무너졌다. 바르셀로나의 중심에는 공격수 리오넬 메시(28·아르헨티나)가 있었다.
과르디올라 감독 “메시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겠다. 바르셀로나는 메시만이 아니라 네이마르(23·브라질), 루이스 수아레즈(28·우루과이) 등 훌륭한 선수들이 많다”고 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2008년 7월부터 2012년 6월까지 바르셀로나를 지휘했다. 메시는 과르디올라 감독과 전성기를 함께 보냈다. 네이마르와 수아레즈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물러난 뒤 바르셀로나로 입단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우리는 메시가 공을 자주 잡지 못하도록 경기를 지배하고 싶었다”며 “마지막 15분만 잘 견뎠으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했다.
메시는 뮌헨의 골문을 유린하며 바르셀로나의 완승을 일궈냈다. 득점 없이 헛심 공방만 주고받은 후반 32분 페널티박스에서 한 박자 빠른 슛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3분 뒤에는 뮌헨의 수비수를 개인기로 따돌리고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29·독일)의 키를 넘긴 로빙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메시는 후반 추가시간 3분 뮌헨의 수비진을 무너뜨린 침투 패스로 네이마르(23·브라질)의 쐐기골을 도왔다. 세 골 모두 관여해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3개월간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여기(챔피언스리그 4강)까지 왔고 분데스리가에서 우승도 했다”며 “힘든 시즌인 만큼 감사할 뿐”이라고 했다.
뮌헨은 오는 13일 홈구장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바르셀로나와 4강 2차전을 벌인다. 승부를 뒤집어 결승 진출권을 낚아채기 위해서는 네 골을 넣고 실점하지 않아야 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과르디올라의 현재를 무너뜨린 과거 “바르셀로나, 승리를 축하한다”
입력 2015-05-07 0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