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동물원 새끼원숭이에게 영국 공주 이름인 ‘샬럿’ 지어줬다가 항의 쇄도

입력 2015-05-07 01:10
일본의 한 동물원이 야생 상태의 새끼 원숭이에게 최근 태어난 영국 공주와 같은 ‘샬럿’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가 항의가 빗발치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6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야생 상태의 원숭이에게 먹이를 주는 것으로 유명한 일본 오이타(大分)현 오이타시 소재 다카사키야마(高崎山)자연동물원은 한 암컷 새끼 원숭이에게 샬럿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동물원 측은 매년 첫 새끼 원숭이가 확인되면 당시의 주요 사건을 기념하는 이름을 붙였으며 이번에도 사전에 이름을 공모했다. 전체 853건의 의견 가운데 샬럿이라는 이름을 붙이자는 의견이 59건으로 가장 많았다. 동물원은 이날 한 어미 원숭이가 암컷 새끼를 데리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이 개체를 올해의 첫 새끼 원숭이라고 인정해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영국 공주의 이름을 원숭이에게 붙이는 것은 영국에 대한 실례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동물원에는 “영국 원숭이에게 일본 왕족과 관련된 이름을 붙이면 좋겠느냐”, “철회하면 좋겠다”는 등의 항의 전화와 이메일이 쇄도했다. 이에 동물원 측은 “이름을 취소할지, 취소하면 어떤 이름을 붙일지를 (내부) 협의 중”이라고 해명했다.

의견 공모 당시 샬럿 외에 거론된 이름으로는 최근 국제 테니스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일본 열도를 열광시킨 니시코리 게이(錦織圭) 선수의 이름을 딴 ‘게이’, 2015년에서 숫자 1과5의 일본어 발음인 ‘이치고’,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 왕국’의 등장인물인 ‘엘사’ 등이 있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