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 전 헤어진 쌍둥이 자녀를 찾아 나선 전직 주한미군 출신 미국 할아버지의 사연이 미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에 따르면 주한미군으로 복무했던 앨런 토머스는 최근 페이스북에 자신이 한국 여성과 1967년 9월 낳은 이란성 쌍둥이를 찾는다는 글을 올렸다. 보도에 따르면 이 글은 110만 차례나 퍼졌다.
NBC는 토머스의 딸 샬린 로버트를 통해 토머스의 사연을 전했다. 18세에 군에 입대해 한국에 파견된 토머스는 한 한국 여성을 만나 아들 제임스와 딸 샌디아를 낳았다. 토머스는 이 여성과 결혼한 뒤 함께 미국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미국 국무부의 허가를 받는 도중에 아내와 사이가 틀어졌다. 군에서 본국 복귀 명령이 내려와 토머스는 돌아가야 했지만 아내는 동행하지 않았고 아이들도 가지 못하게 했다.
토머스는 미국으로 돌아간 후에도 아내에게 돈과 편지를 보냈으나 언젠가부터 연락이 끊겼다. 결국 부재 상태에서 이혼하게 됐다. 토머스는 1973년 다른 여성과 결혼했지만 아이들과의 재회는 포기하지 않았다. 다음해 쌍둥이를 포기하겠다는 전 부인의 마지막 연락이 왔지만 마침 재정적으로 파산상태였던 토머스는 쌍둥이를 데려올 돈을 마련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토머스는 1980년 쌍둥이가 4년 전인 1976년 미국인에 입양됐으며 생모가 아이들의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을 듣게 됐다.
쌍둥이 찾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토머스는 최근 딸 로버트의 도움으로 인터넷을 통한 수소문을 시작했다. 페이스북으로 사연이 널리 퍼진 것은 물론 단서를 찾아보자는 온라인 모임에 2만5000명이 모여 들였다.
토머스는 “그저 아이들이 잘 있는지 알고 싶고,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내 아이들이고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아이들이 나를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해도 이해하고 존중한다. 다만 내가 계속 아이들을 찾으려 했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44년전 쌍둥이를 찾습니다” 주한미군 출신 어느 할아버지의 뭉클한 자녀찾기 화제
입력 2015-05-06 2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