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치질치료방법으로 치질수술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0년 주요수술통계’에 의하면 2010년 한 해 동안 시행된 치질수술 건수는 24만 6986건으로 나타났다. 인구 10만 명 단위로 환산하면 치질수술을 받은 환자는 488명에 이른다. 2분에 한번 꼴로 치질수술이 시행된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와 인구 10만 명당 치질 유병률이 유사한 미국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2007년 미국정부 산하 의학통계사이트인 HCUP(Healthcare Cost and Utilization Project)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인구 10만 명당 치질수술을 한 환자는 37.2명에 불과해, 국내 488명의 약 1/13 수준이다.
수술없는 치질치료학회 김재석 원장(숨길을열다한의원)은 “국내에서는 수가 문제를 비롯한 여러 상황에 의해 치질치료수술이 과도하게시행되는 면이 있다”며 “치질수술을 지나치게 권하는 것은 감기에 지나친 항생제를 처방하는 것과 유사한 처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원장은 “환자 입장에서 치질수술 외에는 마땅히 선택할만한 다른 대안이 없는 것 또한 큰 문제”라며 “대안 없이 치질수술의 문제점만을 부각하는 것은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는다. 치질환자가 받는 고통을 줄이고 근본적인 치질원인을 해결할 적절한 치질치료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술없는 치질치료학회와 김 원장에 따르면 1도 이하의 심하지 않은 치질증상은 스트레스 관리 및 충분한 수면과 휴식, 가벼운 운동, 채식 위주의 식습관, 좌욕 등의 관리로 개선이 가능하다.
또한 비교적 증상이 심한 항문출혈및 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치질, 치핵, 치열 역시 비수술 치질치료프로그램을 통해 충분히 치료될 수 있다. 이는 개인에 따른 발병원인 규명과 문제가 되는 장부기능의 개선을 통해 근본적인 치질원인을 해결하는것을 목표로 한다.
김재석 원장은 “치질수술은 혈전 및 항문고혈압으로 인해 부어있는 항문 안쪽의 혈관과 조직을 잘라내는 치질치료법으로, 치질증상을 개선하는 데는 효과적이나 근본적인원인해결에는 도움을 주지 못한다”며 “미국의 대장항문학회 역시 좌욕과 식습관개선 등을 통한 치질관리적 접근을 최대한 시도한 뒤 계속해서 증상이 개선되지 않고 불편함이 심할 경우에 수술을 권하고 있다. 무작정 수술을 받기보다는 본인의 치질원인과 치료법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숙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김 원장은 “수술없는 치질치료학회는 비수술치칠지료법을 계승, 발전하며 연구하는 의료인 모임으로 수술에만 의존하는 국내 치질치료의 현실을 계몽하고 비수술 치질치료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치질을 가진 많은 환자들이 보다 올바른 치료법을 택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치질에 대한 교육과 홍보를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재석 원장이 소속된 숨길을열다한의원은 매주 1회씩 진행되는 세미나를 통해 치질의 원인과 치질치료법을 연구하고 있다.
송병기 기자
치질치료, 수술만이 능사는 아냐
입력 2015-05-06 1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