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경제 위기가 빈곤층의 비만을 심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아일랜드를 비롯한 몇몇 유럽 국가들의 거의 모든 성인이 15년 내 과체중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HO와 영국 보건포럼 조사에 따르면 2030년 유럽 국가들의 성인 과체중율 예상치는 남성의 경우 우즈베키스탄(90%), 아일랜드(89%), 아이슬란드(88%)가 가장 위험한 국가로 분류됐다. 여성은 벨기에(89%), 불가리아(89%), 아일랜드(85%) 등이 높은 과체중율을 보였다. 체중(㎏)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신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이면 과체중, 30 이상이면 비만으로 분류된다.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그리스, 스페인 등에서 과체중율과 비만율은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영국의 경우 2030년에 성인 남성 4명 중 3명, 성인 여성 3명 중 2명이 과체중 성향을 나타낼 것으로 예측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자료가 유럽이 심각한 비만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체중 조절, 당 섭취 제한에 대한 현재의 정부 캠페인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보건포럼의 로라 웨버 박사는 “비만 문제에 대한 유럽 사회 전체의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설탕세 도입과 같은 더 적극적인 대책이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국가비만포럼 관계자는 “경제 위기로 저렴한 가공식품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지면서 저소득층의 비만율이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유럽 비만 문제 갈수록 심각… WHO “2030년 영국인 4명 중 3명 비만”
입력 2015-05-06 2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