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투만 잡는 개미…시장 나빠도 장기투자해야”

입력 2015-05-06 16:44
국민일보DB

값이 가장 비쌀 때 주식을 사는 것을 ‘상투 잡았다’고 한다. 국내 가계는 늘 상투만 잡아와 집단적으로 성공한 경험이 거의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KDB대우증권 김학균 투자분석부장은 6일 “한국 가계는 5~6년 주식투자를 하지 않다가 주식 붐이 불면 고점에 투자해 손해를 보고 다시 주식시장을 회피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계 자금은 주가가 올라야만 유입됐고, 이렇게 유입된 직후에는 항상 코스피가 중기 고점을 기록한 뒤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주식형 펀드 붐 직후에 이어졌던 약세장은 개인투자자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1999~2000년 바이코리아 펀드 열풍, 2007년 인사이트 펀드와 브릭스 펀드 붐, 2011년 자문형 랩 열풍 때가 그랬다. 지금은 초저금리 지속에 따라 은행 예금에서 자금이 대거 빠져나와 해외 주식형 펀드와 주식시장 직접 투자로 유입되고 있다.

늘 강세장의 8부 능선쯤에 들어와 손해를 많이 봐온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성공하려면 외국인 투자자처럼 장기 투자를 해야 한다고 김 부장은 지적했다. 외국인은 1992년 국내 증시 개방 이후 18년을 순매수하는 등 단기 시황에 구애받지 않고 꾸준히 주식을 사들였고, 그동안 코스피 대비 수익률이 낮았던 적이 3년에 불과할 정도로 성과가 좋았다.

장기 주가를 결정하는 요인은 경제성장률인데 경제는 웬만하면 마이너스 성장을 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장기 투자가 해답이라는 게 김 부장의 주장이다. 그는 “특히 외환위기 이후 기업 중심으로 급격히 변화한 분배 구조 속에선 주주가 되는 것이 기업의 부(富)를 공유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