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부가 정책의 심장이라면 지자체는 집행의 모세혈관입니다. 그동안 심장은 뜨겁지만 손발은 차가웠다고 할 수 있는데, 이제는 지자체 현장에도 온기가 도는 것 같습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대로 ‘지자체 간 선의의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대한상의가 지난해 말 ‘전국규제지도’를 작성, 지방자치단체별로 규제 순위를 공개한 이후 기업 환경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국규제지도는 대한상의가 228개 기초지자체에 대한 ‘기업의 주관적 체감도’와 ‘공장설립 등에 대한 지자체 조례의 객관적 친화성’을 분석, 각각 순위와 등급(S·A·B·C·D)을 부여해 색으로 표기한 지도로 지난해 12월 발간됐다.
박 회장은 “전국규제지도 발표 후 190개 지자체가 규제순위 향상을 위한 종합대책을 추진 중”이라며 “4월 말 현재까지 100개 지자체가 155개 규제항목의 개선 조치를 완료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6개 지자체가 ‘계획관리지역 내 공장설립 업종제한’ 조례를 폐지했고 15곳은 상업·공업 지역과 전용주거지역 내 다가구 주택 입지제한을 폐지하거나 완화했다.
또 63곳이 인허가 지연의 주 요인이었던 도시계획위원회 운영을 간소화했고 22곳은 경사도 기준을 완화하거나 건폐율과 용적률을 확대했다.
지자체별로 보면 강원도 화천군, 전남 보성군, 전북 남원시, 경기도 용인시 등은 여러 규제를 몰아서 한 번에 없애는 ‘규제기요틴(단두대)’을 시행, 경제활동친화성 순위가 50계단 이상 올랐다. 용인시는 전국규제지도 공개결과 인근지역보다 규제가 심한 점이 드러나자 이를 환경단체 설득에 활용해 건폐율·용적률 완화, 경사도 상한선 확대, 도시계획위원회 운영 간소화 등을 추진했다. 190위이던 순위는 13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대한상의는 “규제를 당하는 입장에서 지자체의 규제환경을 평가했더니 지자체 간 선의의 경쟁과 자발적 혁신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박용만 상의회장 ˝지자체간 선의의 경쟁… 이제는 지자체에도 온기가 후끈˝
입력 2015-05-06 1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