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서울시, 관리 부실로 99곳 싱크홀 재발 방치”

입력 2015-05-06 20:16

서울시가 ‘싱크홀’ 현상이 발생한 도로를 부실하게 복구하는 등 관리를 소홀히 해 싱크홀 재발을 방치해온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등 기관을 대상으로 ‘서울시 도로 등 건설사업 추진실태’를 감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서울시는 하수도관 누수로 싱크홀이 발생한 도로에 대해 복구공사를 실시하면서, 수도관 교체를 위해 파냈던 토사를 그대로 재사용했다. 수도관 누수로 물을 머금은 토사를 사용할 경우 싱크홀이 재발할 우려가 있어 양질의 토사를 사용토록 관련 시설기준이 규정하고 있다.

이 같은 부실 관리로 서울 시내에서 싱크홀 복구공사가 완료된 도로 중 99곳에서 싱크홀이 재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송파구 송파대로의 경우 무려 11차례나 재발했다.

감사원은 또 서울시가 싱크홀 현상의 원인인 상·하수도관 및 지하시설물 위치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싱크홀 발생시 원인분석과 복구공사에 차질이 빚어진다고 지적했다. 그 사례로 싱크홀이 발생한 중구 돌담길의 경우, 관리시스템 상에는 지하에 아무런 시설물이 없다고 기록됐지만 실제로는 통신선로가 지나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이외에도 서울시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25개 자치구에 노후관 조사비를 지원하면서 노후관이 가장 많은 송파구에 대해선 비용 지원을 하지 않았다. 송파구 또한 비용 문제로 별도의 조사를 벌이지 않아 송파구에서만 싱크홀 860개가 발생, 서울 시내에서 가장 많았다.

한편 서울시는 법적 근거가 없는 행정기구를 운영하는 한편 승진인원을 부풀리거나 임의로 승진 대상자를 선정하는 등 인사의 공정성을 훼손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12월 기준 법적 근거가 없는 기구 11개를 운영하면서 3급 직원 3명을 초과 임용했다는 것이다. 또 결원이 없음에도 승진 인원을 과다 산정(3급 29명, 4급 112명)하기도 했다. 사전에 승진 대상자를 내정한 뒤 인사위원회에서 그대로 결정토록 하는 등 인사위원회를 형식적으로 운영해온 사실도 드러났다.

감사원은 또 서울시가 업무추진비 지급 대상이 아닌 팀장 및 비서관에게 34억원을 지급하는 등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업무추진비 52억원을 부당 집행해왔고 올해에도 11억원을 부당 집행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 같은 사항을 포함해 총 98건에 대한 감사를 진행, 공무원 77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