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취직 미끼로 인신매매 극성 우려

입력 2015-05-06 21:52

대지진으로 고통 받고 있는 네팔에서 젊은 여성들을 겨냥한 인신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네팔 여성들은 이전에도 인도를 비롯한 남아시아 일대 사창가와 연계된 인신매매단의 타깃이 돼 왔고, 심지어 한국으로 보내지곤 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팔의 비정부기구(NGO)인 샥티 사무하의 수니타 다누와르 국장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인신매매 브로커들이 마치 구호하러 온 것처럼 가장해 현지에 와서는 여성들을 납치하거나 좋은 곳에 취직시켜준다고 속인 뒤 사창가로 데려가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네팔에서는 지진 발생 이전에도 연간 1만2000명~1만5000명의 여성들이 인신매매로 팔려나간 것으로 유엔과 NGO 단체들은 추산하고 있다. 절반 이상이 인도의 사창가로 넘겨지고 있고, 멀리는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도 보내진다. 대부분 네팔 동북부의 신두팔초크와 같은 세상 물정을 모르는 오지 마을 여성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도시의 공장에 취직시켜 준다거나 외국의 부잣집 남자와 결혼을 한다고 속임을 당한 뒤 성매매 업소에 팔리곤 했다고 현지 관계자들은 전했다.

신두팔초크는 이번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이기도 해 인신매매범들이 앞다퉈 몰려올 것이라고 현지 관계자들은 우려했다. 당장 잘 곳도 없고, 먹을 것도 없는 상황이어서 약간의 달콤한 말에도 당사자들이나 부모들이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신두팔초크 출신으로 몇 년 전 인도 사창가에 팔려나갔다 지난해 탈출한 여성인 라슈미타 사쉬트라는 “지금은 너무 절망적인 상황이어서 취직이라는 말에 넘어가지 않을 여성들이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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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