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머신이 헬스기구 중 가장 위험 - 美 CEO 사망으로 경각심 고조

입력 2015-05-06 15:55
국민일보DB

미국 IT 기업 서베이몽키의 최고경영자(CEO)인 데이브 골드버그(47)의 갑작스런 사망 원인이 러닝머신으로 밝혀지면서 경각심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5일(현지시간) 일제히 러닝머신의 위험성에 관한 통계와 전문가의 주의사항 등을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 통계를 인용해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 러닝머신 관련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30명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러닝머신 관련 부상으로 응급실에 실려간 부상자는 모두 2만44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운동기구로 인한 전체 부상자 6만2700명의 39%에 해당하며, 단일 운동기구 중에선 가장 많은 수치다.

마운트시나이 병원 조지프 에레라 스포츠의학과장은 NYT와 인터뷰에서 러닝머신을 처음 사용하면서 속도를 너무 높이는 바람에 넘어진 40대 남성 환자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러닝머신은 운동기구 중에서 가장 위험하다”고 말했다.

조지워싱턴대 로버트 셰서 박사는 “자신도 몰랐던 유전적 심장 이상이나 만성적 관상동맥 질환 등의 다양한 원인 때문에 운동 중 급사할 수 있다”며 “나이가 많거나 과도한 음주를 하는 사람은 운동 중 넘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USA투데이는 헤비급 프로복싱 챔피언을 지낸 마이크 타이슨의 4살 딸이 2009년 러닝머신 줄에 목이 감겨 숨진 사실을 상기시킨 뒤 4세 이하의 어린이가 러닝머신에서 놀다가 손바닥에 화상을 입거나 손가락이 끼이는 등의 부상을 당하는 일도 많다고 보도했다.

미국 전자상해감시체계(NEISS) 통계에 따르면 2009년 러닝머신 사고로 응급실을 찾은 1만9000여명 중 6000여명이 어린이였다.

USA투데이는 또 2012년 운동기구로 인한 부상으로 46만여명이 병원을 찾았고, 이 중 3만2000여명이 입원 치료를 받거나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스마트폰 사용이 대중화되면서 러닝머신을 이용하며 스마트 기기에 한눈을 팔다 다치는 사례가 급증하는 추세다.

아이폰이 처음 등장한 2007년 이후 3년간 러닝머신 부상자가 45%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셰릴 샌드버그의 남편인 골드버그는 멕시코의 해변 휴양지 푸에르토바야르타 인근 ‘포 시즌스 리조트 푼타 미타’에 가족휴가를 갔다가 1일 오후 리조트 헬스장의 러닝머신 옆에서 발견됐다.

골드버그는 머리 뒷부분 아래쪽에는 강하게 부딪힌 상처가 있어 러닝머신을 이용하다 넘어지면서 기계에 머리를 심하게 부딪쳐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