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잼경기’ 만든게 누군데 헐… 美시청자, 다친 파퀴아오에 시청료 배상 소송

입력 2015-05-06 14:18

미국 시청자들이 프로복싱선수 매니 파퀴아오(37·필리핀)에게 55억 규모의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어깨부상을 숨기고 싸운 파퀴아오 때문에 경기가 재미없었다는 거다. 그러나 경기를 재미없게 한건 경기 내내 도망다니기만 한 상대편 플로이드 메이웨더(37·미국)때문이라며 의아하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미국매체 ESPN 등은 6일 다수의 미국 시청자들은 파퀴아오가 어깨부상을 숨기고 싸웠다는 것이 기만에 해당한다며 500만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을 제기한 집단의 변호사는 “파퀴아오가 심각한 부상을 안고 있었다는 사실을 고소인들이 미리 알았다면 비싼 돈을 주고 경기장 입장권이나 유료시청권을 구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대전을 보려면 가구 당 10만 원 상당의 유료시청권(Pay Per View)을 구입해야 했다. 이들이 재미없는 경기에 대한 보상을 해달라고 나선 것이다. 미국에서 유료시청 수입은 총 3억 달러(약 3243억 원)에 이르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입장권 수익은 7200만 달러(약 778억 원)에 달했다.

그러나 소송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네티즌들은 “경기가 재미없었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그렇게 만든 것은 다친 파퀴아오가 아닌 메이웨더였다”고 비꼬았다.

유료시청권을 판 방송국 HBO의 해설가 짐 램플리는 “경기를 보려고 많은 돈을 지출한 팬들에게 끔찍한 경기였다”며 “부상이 있었다면 경기 전에 알렸어야 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파퀴아오는 3일 메이웨더와의 경기에서 심판전원일치 판정패(118:110, 116:112, 116:112)를 당했다. 경기 후 파퀴아오는 오른쪽 어깨부상을 숨겼다고 고백했다. 파퀴아오는 수술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파퀴아오와 메이웨더는 이번 경기로 3억 달러(약 3241억 원)의 대전료를 나눠 가졌다. 메이웨더가 60%인 1억 8000만 달러(약 1945억 원)를 받고 파퀴아오가 40%인 1억 2000만 달러(약 1296억 원)를 받았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