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망자와의 진실게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

입력 2015-05-06 14:42

‘성완종 리스트'에 올라있는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6일 돈 전달자로 지목되는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과 관련, “경남기업의 정무 부사장으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권 로비 창구”라며 “(윤씨가) 심부름을 이것만 했겠느냐. 대선, 총선 때도 똑같이 심부름을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지사는 이전과 달리 기자들을 집무실로 데려가 자신의 수첩에 적은 내용을 조목조목 읽으며 작심한 듯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홍 지사는 “아마 이번 의혹건 외에 (윤씨가) 대선, 총선 때도 심부름을 많이 했을 것이다. 그 중 배달사고도 있을 것이고…”라고 말했다.

이어 “나에게 돈을 전달한 것이 확실하다면 성 전 회장이 왜 자살 전에 측근들을 데리고 전달 사실을 확인하고 녹취까지 했을까요”라고 반문하며 “그것은 늘상 정치권에 있는 배달사고를 염두에 두고 다시 확인하러 간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홍 지사는 또 “성 전 회장이 자원외교 비리와 관련해 검찰에서 진술할 때 '윤씨에게 생활자금으로 1억원을 줬다'라고 했는데, 그 생활자금이 2, 3일 사이 나에 대한 불법 정치자금으로 둔갑했다”며 “생활자금이 불법 정치자금으로 둔갑하는 과정을 밝혀보면 이 사건의 진상이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검찰이 유일한 증인인 윤씨를 한달동안 통제 관리하고 10여 차례 조사하면서 진술 조정을 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내 상식으로는 납득하기 어렵다. 사법 절차에서 증인을 이렇게 통제 관리한 사례가 없다”고 검찰 수사 방식에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홍 지사는 검찰이 윤씨 병상 심문을 포함, 10여 차례 조사하고 4차례 조서를 작성하면서 ‘윤씨가 일관되게 진술했다’는 등 수사 상황을 언론에 흘리면서 (금품 수수 의혹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증인이) 일관되게 진술했다면 한나절 조사하면 끝난다. 아니 한나절도 안 걸리죠.검찰이 이례적으로 증인을 한달 이상 관리 통제하면서 진술을 조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지사는 또 “모든 증거가 윤씨 입으로부터 비롯됐다. 윤씨가 성 전 회장과 한 얘기를 녹취하고 20년 지기와의 통화도 녹취하는 비정상적인 일을 했다”며 “그것은 자기 진술의 신빙성을 높이기 위한 작출한 증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홍 지사는 “검찰이 경남기업을 서너차례 압수 수색을 했다는데, 홍준표란 이름이 없을 것이다. 있을 수가 없다”며 “내가 점검하고 확인도 해보고 하니까 그런 사실이 없었다”고 금품 수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검찰과 함께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 망자와의 진실 게임을 본격적으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의혹 사건을) 망자와의 진실게임으로 본다. 윤씨는 ‘사자(死者)의 사자(使者)'일 뿐”이라며 “내가 이례적으로 (이렇게) 말씀드리고 부득이 설명할 수밖에 없는 것은 검찰이 일방적 주장을 언론에 흘리고 마치 언론이 기정사실화해 혐의가 있는 것으로 몰고 가려는 의도가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창원=이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