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이승우에게 말해야 한다”… 이영표 애정 어린 조언 폭풍 공감

입력 2015-05-06 10:32 수정 2015-05-06 13:15

이영표 위원이 한국 축구의 유망주 이승우(17·바르셀로나)에 대해 애정 어린 조언을 전해 네티즌들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이영표 위원은 “이승우가 ‘축구만’ 아닌 ‘축구도’ 잘하도록 지금 누군가 말해줘야 한다”면서 “우리는 이승우에게 경기력 외적인 부분에서 더 많은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표가 자신의 SNS에 “히딩크감독과 아르옌 로벤… 그리고 이승우”라는 제목으로 쓴 장문의 글이 6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되고 있다.

이영표는 네덜란드 최고 공격수 아르연 로번을 조련한 히딩크 감독 사례를 들며 축구 관계자 언론 등이 이승우에게 칭찬만 하지 말고 선수 기본자세를 가르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2002년 12월 PSV에인트호번에 처음 갔을 때 히딩크 감독이 당시 네덜란드 축구 최고 유망주인 17세 로번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지켜볼 수 있었다”며 글을 시작했다.

히딩크 감독은 뛰어난 활약을 펼친 로번에게 칭찬은커녕 왜 올바른 마음가짐을 가지고 경기를 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말했다고 한다, 당시 이영표는 로번이 독단적이고 개인플레이를 해도 그가 가진 엄청난 잠재력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눈감아 줄 수 있다고 봤지만 히딩크는 달랐다고 전했다.

히딩크 감독은 로번에게 “유니폼 바로 입고 행동거지와 말조심하라”고 끊임없이 호통쳤다. 그 엄격한 가르침 덕분에 언론과 팬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는 17세 선수가 축구 기술은 물론 좋은 성품을 지닌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영표는 “2003년 네덜란드 축구에 로번이 있었다면 2015년 대한민국 축구에는 이승우가 있다”면서 “유망주를 대하는 우리들의 서툰 사고방식이 마음에 걸린다”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이승우에 대해 “17세 어린 선수라면 얼마든지 경기 중 자신의 움직임을 놓친 동료에게 짜증 섞인 제스처를 취하고, 감독의 교체 사인에 기분 나쁜 표정을 지으며, 대표팀 경기 후에 ‘소속팀에서는 이렇게 축구를 하지 않는다’라고 말하고, 골 기회를 놓치고 광고판을 걷어찰 수도, 또한 최연소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 “이 사랑스런 어린 선수의 행동에 답하는 우리의 대답이 얼마나 중요한가” 누군가 칭찬만 하지 말고 선수 기본자세를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영표는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기쁨과 좌절을 경험하고 성장해도 결코 늦지 않으니 조급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 줄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 작고 귀여운 선수가 모든 축구팬들의 시선과 기개의 무게를 오랫동안 견뎌낼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글을 마쳤다.

한국 축구의 미래 대들보를 걱정하는 이영표의 글은 엄청난 호응을 얻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영표 다운 글이다” “이승우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승부욕 강한 건 좋지만 올바른 인성이 더 중요”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찬사를 쏟아내고 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