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퀴아오 패배 판정에 뿔난 캄보디아 총리 “내기서 진 돈 못줘”

입력 2015-05-06 10:19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지난 3일 필리핀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37)의 패배로 끝난 ‘세기의 대결’ 판정결과에 단단히 뿔이 났다.

그는 미국에서 치러진 이번 경기에서 파퀴아오가 메이웨더 주니어(38·미국)에 진 것이 편파 판정 때문이라며 “파퀴아오에 건 5000달러(540만원)를 내줄 수 없다”고 말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캄보디아데일리에 따르면 훈센 총리는 미국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중국에서 재경기를 치를 것을 제안했다.

AFP 통신은 스포츠광으로 알려진 훈센 총리가 한 관료와 내기를 했다고 전했다.

캄보디아에서는 외국인 카지노를 제외하고 도박이 금지돼 훈센 총리의 발언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경기는 물론 동네 닭싸움을 놓고 내기가 성행하고 있는 게 캄보디아 현실이다.

파이 시판 캄보디아 정부대변인은 “훈센 총리가 농담을 한 것으로, 현금이 오고 갈 만큼 진지한 내기는 아닐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011년 훈센 총리의 재산 공개 내역을 인용, 그의 유일한 수입이 베팅금액의 4분의 1도 안 되는 1150달러(124만원)라는 점을 지적했다.

30년째 집권 중인 훈센 총리는 무자비한 정적 숙청과 탄압, 인권 침해 논란 등으로 국내외에서 눈총을 받고 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