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보위부 요원에게 유인 납북됐다” 北체포 한인 대학생, 반탐 요원 공작설

입력 2015-05-06 09:36

북한이 국제사회의 인권 개선 압박에 맞서기 위해 최근 불법입국 혐의로 체포한 한국 국적 미국 대학생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6일 보도했다.

한국 납북자가족모임의 최성룡 대표는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 뉴욕대학 한인 대학생 주원문씨는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 보위부 반탐과 요원들의 유인에 의해 북한으로 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이 국제사회의 인권 압박에 맞서 선양, 단둥 등의 지역에 반탐 요원을 늘리고 조선족 등을 이용해 탈북자를 돕거나 인도적 지원활동을 하는 한국인?미국인을 유인 납북시키는 일이 잦아졌다는 것이다.

주씨의 입북 사실은 지난 2일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로 알려졌다.

통신은 주 씨가 지난달 22일 단둥에서 압록강을 건너 불법 입국하다 단속됐다고 밝혔습니다. 주 씨는 지난 4일 평양의 고려호텔에서 가진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남북관계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을 기대하며 호기심에 입북했다고 말했다. 그는 “평범한 대학생이 북한에 불법적으로 들어갔다가 북한 당국의 환대를 받고 안전하게 귀국하는 것을 세계에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중국 단둥 북부 호산에 압록강을 건너 비교적 쉽게 북한땅에 발을 디딜 수 있는 지역이 있다며 주씨가 그 곳에서 북한에 체포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주씨는 북한땅에 발을 딛고 곧바로 중국으로 돌아갈 생각이었지만 북한 당국에 체포됐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북한은 최근 북중 국경지대에 보위부 요원을 증강 배치하고 국경지대 간첩활동이나 탈북자 색출, 그리고 북한 보위부 요원에 대한 상호 감시를 늘렸다는 것이다.

한 탈북자도 주씨가 단순히 북한 땅을 밟아 보려고 하다 국경 경비대에 체포돼 북한의 선전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주씨의 회견 내용처럼 ‘불법 입북자를 너그러이 용서하고 안전하게 귀국’하도록 허용해 북한의 인권 탄압을 반박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