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민전선, ‘나치 가스실' 발언 논란 장 마리 르펜 명예대표 제재키로

입력 2015-05-04 20:45

프랑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이 ‘나치 가스실'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장 마리 르펜 명예대표를 제재키로 했다. 딸이자 현 국민전선의 대표인 마린 르펜과 아버지 르펜 명예대표의 갈등이 다시 깊어지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달 중순 르펜 대표는 아버지의 나치 발언을 이유로 오는 12월 아버지의 지방선거 출마를 포기하도록 만들었다.

현지 일간 르피가로는 4일(현지시간) 국민전선이 르펜 명예대표를 출석시킨 가운데 당 제재위원회를 연다고 보도했다.

르펜 명예대표는 최근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과 관련해 “가스실은 제2차 세계대전 역사의 (수많은) 소소한 일 가운데 하나”라는 망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나치에 협력한 프랑스 필리페 페탱 장군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아버지의 잇단 망언에 르펜 현 대표는 전날 한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에서 “르펜 명예대표의 발언은 국민전선 노선과 어긋난다”면서 “앞으로 더는 국민전선의 이름으로 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이전에도 아버지가 “정치적 자살”을 선택했다고 여러 번 비난해왔다.

1972년 국민전선을 창당한 르펜 명예대표는 인종차별적인 발언 등으로 끊임없이 논란을 일으켰다. 최근에는 170만 유로의 금을 포함해 총 220만 유로(36억원)를 스위스 은행의 비밀계좌에 보관한 것이 발각되기도 했다.

르펜 대표는 아버지로부터 2011년 대표 자리를 물려받은 뒤 인종차별적이고 반(反)유대 정당이라는 당의 나쁜 이미지를 씻어내기 위해 노력해왔다. 국민전선은 반유럽연합(EU), 반이민 등을 내세우며 지난해 유럽의회 선거에서 프랑스 제1당에 오른 바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